영화 속 백작의 마지막 숏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마치 천경우 사진가의 인물사진처럼 얼굴의 초점이 흐리멍덩해지면서 퇴장한다. 다른 인물에게는 없는 숏이다.
=이유가 너무 단순유치해서 입에 올리기 참…. 글자 그대로 두 여자 입장에선 그가 안중에 없다는 의미다. (웃음) 이즈음에 이르면 백작은 뒤늦게 혹시 그녀들이 그런 관계였나 희미해지는 의식 중에 짐작하게 된다. 바보처럼….
“그렇게 황홀한 초야는 어떤 책에도 묘사된 적이 없었을 거예요.” –백작
-는 남자들의 섹스와 여자들의 섹스를 대비시켜 딱 잘라 한쪽은 부정적으로 한쪽은 긍정적으로 그렸다. 말하자면 남자들의 성욕은 착취, 소유, 물신숭배와 연결돼 있고 여자들끼리의 섹스는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고 성장시킨다.
=그래서 이 영화가 칸 경쟁부문에 간 게 이상스러웠다. 단순논리니까. (웃음) 적어도 경쟁부문은 어울리지 않는? 하지만 난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