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이라.
아니다. 네가 틀렸다. 내 이 두 어깨엔 네 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얹혀 있 구나.
하지만 라온의 작은 머리로는 그의 부담과 책임감이 얼마나 막중한지 짐작조차 못할 것이다.
“매번 틀리는구나. 그렇게 아둔해서야 어 디 일이나 제대로 하겠느냐?”
“화초서생께서 모르셔서 그렇지, 나름 열 심히 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 밤마다 고된 잠을 쫓으며 불을 밝히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 나름 열심히 하고 계시는 환관나리께선 오늘 무슨 일로 그렇게 울고 있었느냐?”
녀석이 울고 있었다. 항상 밝던 녀석이라, 오히려 더 걱정이 되었다.
어지간한 일에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던 녀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