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에 아웃도어 점퍼를 입고 생판 경험해본 적 없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뛰어든 그는, 배우로서의 경력과 중후한 외모라는 외형적이고 뚜렷한 자산 대신 잘 성숙한 어른으로서의 정체성으로 자신의 40대를 드러낸다. 그가 빛나는 순간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젊은 여자 작가에게 초콜릿 한 움큼을 선물받으며 죽지 않은 인기와 매력을 증명할 때가 아니라 어떤 거들먹거림도 없이 작가에게 “3월에 기대해”라고 말할 때다. 첫 여행지에서 진행한 인기투표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거나, 서울 지하철 안에서도 투명인간 취급을 받을 때도 불쾌해하기보다는 자신을 알아봐 준 단 한 명을 위해 “제가 (사인)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반갑게 말한다. 인지도를 확인하기 위해 길을 알려준 시민에게 자신을 가리키며 누군지 아느냐고 묻는 제작진에게 “그만하라”며 “친절하신 분한테”라고 부연하는 장면은 그래서 짧지만 인상적이다. 서로 민망한 상황에서 그래도 상대방의 입장부터 챙길 줄 아는 것이야말로 ‘신사의 품격’이다. 사십이 넘어도 매력적인 남자는 흔치 않다. 하지만 사십이 넘었기에 매력적인 남자는 더더욱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