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 매력이 인기의 당락을 크게 좌우하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40대란 불완전한 30대와도 같아서, 30대에 전성기를 누린 40대의 남자 배우는 종종 선택을 강요받는다. 더는 멜로의 중심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사극이나 주말 가족드라마로 자리를 옮기거나, 정우성이나 차승원처럼 여전히 이성적으로 매력적인 중년의 메트로섹슈얼이 되어야 전성기에 준하는 비중의 배역을 얻고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 많은 것을 이뤘기에 지키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나이. 그래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나이. ‘한국의 휴 그랜트’라는 별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두 편의 사극에서 몸에 붙는 수트 대신 갑옷이나 한복을 입고 수염을 붙여 등장했던 김주혁에게 ‘1박 2일’ 고정 출연은 그런 승부수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박 2일’을 통해 드러난 김주혁의 민얼굴이 매력적이라면, 무엇을 얻거나 잃지 않겠노라는 욕심이 느껴지지 않아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