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차네."
"거짓말쟁이한테는 매몰찬 편이야. 그럼 안녕."
딱 잘라 거절을 해서인지, 현민은 따라 나오지 않았다. 계단을 올라가 왼쪽으로 돌자마자 낯익은 모습이 보여다.
志云은 벽에 기대어 괴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모르는 척해야지. 조용히 지나가려고 하다가 志云과 눈이 마주쳤다. 志云의 입술이 차갑게 올라가는가 싶더니, 단숨에 夏媛의 멱살을 잡아 벽에 밀어붙였다.
"殷夏媛이라고 했던가?"
志云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 숨결이 느껴질 만큼, 그 어두운 눈동자 안에 다긴 슬프이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
"한 번만 더 내눈에 띄면, 넌 죽어."
으르렁거리는 음성이 귀를 파고 들었다.
"현민이 형한테서 떠어져."
스토커는 영현이 아닌 이쪽인 것 같다.
"죽고 싶지 않으면."
그 순간, 夏媛은 자신의 멱살을 잡은 志云의 팔을 잡아 옆으로 꺾고, 다리를 세게 휘둘러 志云의 무릎을 꺾었다.
순식간에 바닥에 엎어져 제압을 당한 志云의 팔을 뒤로 꺾고, 志云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목을 뒤로 젖혔다.
생각지도 못한 반격에 당황한 듯, 志云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