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어, 그치만 내 이름 기억해 주니까 분명 받아줄 거야."
바보들. 감성그룹 회장의 손자가 빛만 있는 집안의 딸을 선택할 리가 없잖아.
세상물정 모르는 宥娜는 그렇다고 쳐도, 새엄마까지 저러는 걸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에이, 뭔 상관이야. 평생 꿈이나 꾸면서 살라지,'
학교 얘기, 친구들 얘기, 姜賢珉 얘기를 한참 떠들던 가족들이 조용해진 후, 夏媛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밤 11시. 이 시간의 골목길이 좋다. 사람이 많지 않고 때때로 술 취한 사람의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조용한 길.
자박자박, 자신의 발자국 소리가 다른 사람의 것처럼 느껴지는 기묘한 분위기가 좋다.
골목을 빠져나와 상점가에 들어섰다.
상점가엔 아직도 사람이 많다.
술집에서 알바를 할 수는 없으니, 편이점이나 커피솝을 찾아야 한다.
알바생 구한다는 전단지가 없나 기웃거리면서 돌아다니는데,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쳤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하고 지나가려는 夏媛의 팔을, 부딪친 상대가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