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쌍분 l 김영옥 (86세 발랑할매)
"인생 별거 아니드라"
난희의 엄마. 자랑스런 초졸. 욕 잘하고, 입은 걸어도 매사가 긍정적이고 밝다. 열다섯에 호랑이 같은 홀시어머니와 코흘리개 형제들이 육형제나 있는 집의 장남에게 시집와 기구절창하게 살았다. 남편은 사흘들이 패, 늘그막이 난 아들놈은 공고를 나와 가라는 대학 안가고 전기줄 고치다 떨어져 하반신불구 돼, 딸년은 과부 돼, 진짜 사는 게 난리북새통이었다.
잘 견뎠다, 쌍분아! 그녀는 자신이 대견하다. 그리고 사는게 요즘처럼 재밌을 때도 없다. 누워 사는 아들이래도 밝으니 다행이고, 과부된 딸년도 살아있는 것만으로 기특하고, 시동생들도 키워놓으니 부모 섬기 듯 절 섬기고, 딸년 손주년 앞세워 동문들과 만나 남자랑도 ‘야, 쟤’ 하는 것도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