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의 화제작 〈아가씨〉와 그가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모은 책 〈아가씨 가까이〉를 함께 만나는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영화를 대하는 방식과 사진을 대하는 방식은 정반대에 있지만 비밀과 거짓말, 진실의 삼각관계를 탐험하는 그의 집요한 시선은 같은 곳을 향한다.
박찬욱은 영화감독 중에서도 카메라 앞에서 무심하게 잘 대처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시큰둥하면서도 모든 걸 다 아는 듯한 눈빛이 카메라에 잡혔다. 뒤페이지에 실린 이미지들은 모두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직접 쓴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