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러 오신 것이 아니었나?
공주마마의 깊은 저의를 알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였다.
“참으로 이상하단 말이지."
도기가 통통한 턱을 긁적거리며 말했다.
“뭐가 말이옵니까?"
“좀처럼 바깥나들이 하지 않던 분께서 요즘 부쩍 바깥출입이 잦아지셨으니 이상하다는 것이네."
“병석에 오래 누워계시질 않으셨습니까. 갑갑하셨던 모양이지요.”
그래, 그렇게 믿고 싶다.
절대 자신을 찾아온 것이 아니리라.
“아니, 그럴 분이 아니니 말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오늘만 벌써 저 분을 두 번째 뵙는 것이니.”
“두 번째라고요?"
“몰랐는가? 하긴, 나도 처음에도 하도 빨리 지나쳐 가시기에 알아차리지 못하였다네. 그런데 아까 단봉문에서 뵈었던 분도 공주 마마가 확실하다네.”
“그, 그랬습니까? 혹시 산보라도 하는 것이 아닐까요?"
“처음 공주마마를 뵌 것이 묘시( 卯時:아침 5시)였다네. 게다가 지금이 사시최(巳時初 : 아침 9시)니. 산보라고 보기엔 너무 긴 시간 같은데."
“그렇군요. 산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네요.”
“거참, 정말 이상하단 말이지. 평소에는 창덕궁으로는 잘 걸음하지 않던 분이셨는데. 근자에 들어서는 너무 자주 뵙게 되는군."
“그러게요. 너무 자주 뵙네요.”
도기의 말에 맞장구치며 라온은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아...... 나 찾아온 거 맞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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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자꾸만 그냥 지나치시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