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의 동성애 코드도 박 감독이 “꼭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했다.
“‘같은 성(性)인데 좋아해도 될까?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이런 고민이 전혀 없는 이야기, 억압이나 차별, 인정받기 위한 투쟁조차 없는, 너무 당연한 일이어서 돌아볼 필요도 없는 여성들의 사랑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를 만들고 나서야 그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구체화됐다며 더디게 말을 이어나갔다.
“늘 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는 채로 영화를 만들어 왔어요. 항상 다 만들면 차츰차츰 알게 돼요. 지금 느끼는 것은, 억압에서 벗어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걸 넘어서서 자기 본연의 욕망을 찾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 이야기들이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