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님은 강 회장님이고, 나는 나지.”
“으음. 난 잘 모르겠어. 돈 달라고 하면 언제든 주실 텐데, 왜 굳이 힘들게 일을 해?”
“너네 아버지도 힘들게 일하시잖아.”
“그거야 나 같은 딸이 있으니까. 하지만 우린 아직 어리잖아. 실컷 놀고 즐겨야지.”
“아림이 말이 맞다!”
현민이 끼어들었다.
“난 내년이면 졸업. 내 여친이랑 학창시절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 여친이 나 없는 곳에서 일하는 걸 보고 싶진 않아. 날 위해서, 알바는 포기해줘야겠어.”
“오빠를 위할 이유가 없는데.”
“무슨 소리야, 그게.”
현민이 빙그레 웃으며 夏媛의 목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날 사랑하는 거 아니었어?”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 연갈색 아름다운 색깔의 눈동자가 夏媛을 가득 담았을 때, 쾅, 어느새 다가온 志云이 테이블을 발로 찼다. 志云의 옆에는 슬픈 표정의 영현이 서 있었다.
“뭣들 하는 짓이야?”
식당이 조용해졌다.
대단한 놈이다.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침묵을 끌고 오다니. 짐승보다는 침묵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라는 별칭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志云을 올려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