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명종은 “후궁 첩지를 내릴 거라는 이야기는 생각해봤냐”며 다시 운을 뗐고, “너의 안위를 생각하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당황한 옥녀는 갑자기 일어나 명종 앞에 무릎을 꿇었고, “전하의 명을 따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불충을 용서치 말아라. 죽여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명종은 “혹시 그 이유가 윤태원(고수) 때문이냐”고 물었고, 옥녀는 “그건 아니다”라며 “때가 되면 모두 말씀드리겠다”고 말하며 계속해서 “용서치 마라. 죽여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명종은 옥녀를 일으켜 세우며 “너에게 후궁 얘길 한 건 널 지켜주기 위함이지, 난처하게 하려는 게 아니었다. 내가 제대로 된 임금이었다면, 널 곤란하지 않게 하고도 지킬 방도가 있었을 것이다. 다시는 이 일로 내 앞에 무릎을 꿇거나 송구해 하지 말거라”고 말하며 다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