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귀신이다. 짐짓 예사로운 목소리로 전화해도 자식이 무슨 일인가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안다. 무엇보다 세상 끝에 홀로 선 것처럼 외로워하고 있음을. 엄마가 말했다. “해가 지면 그날 하루는 무사히 보낸 거다. 엄마, 아버지도 사는 게 무섭던 때가 있었단다. 그래도 서산으로 해만 꼴딱 넘어가면 안심이 되더라. 아, 오늘도 무사히 넘겼구나 하고. 그러니 해 넘어갈 때까지만 잘 버텨라. 그러면 다 괜찮다.” -‘엄마, 아버지도 사는 게 무섭던 때가 있었단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