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연극을 하는 기분이라.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하정우: 나는 어렸을 때부터 당연히 배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동네 브로드웨이에서 ‘모던타임즈’를 보고 찰리 채플린처럼 되야겠다고 생각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좋은 친구들’의 로버트 드 니로가 정말 느낌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대학교 1학년 때는 ‘리빙 라스베가스’의 니콜라스 케이지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 연기를 해야겠구나. 얼굴도 길고 나랑 비슷한데’라고 생각했다. (웃음)
그래서 연극학과에 들어갔는데 나는 그 때 바로 데뷔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연극 무대에 올라가니 대사를 너무 긴장해서 못 하겠더라. MBC 공채 시험에도 당연히 붙을 줄 알고 지원했는데 떨어졌다. 그래서 20대 후반까지 연극 무대에서 내가 좀 편하게 느낄 때까지 연기를 한 거다. 그 때의 기분을 다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