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이야기는 오늘 주방근무중 트라이얼 받으러 첫날 출근한 한 여성이 우리의 정말 ordinary 상급자에게 일하는 내내 질타와 멸시를 받다가 고운 미소에서 붉어진 낯과 눈시울로 떠나는 그 여성을 보며 생각난 이야기이다.
삼개월간 제주도에 생활하면서 달고 다닌 말이 있다.
"그럴 수 있지,"
게스트하우스에서 게스트들을 상대하면서
그곳에서 함께한 동료들과 서로 습관처럼 꺼낸 말.
타지에 와서 느낀것은 의사소통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나'라는 인격체는 그때부터 철저하게 무시되고 상급자의 눈에 맞는 존재로 혹은 완전체로(나는 줄곧 느낀것이 아 이사람들은 분명 알파고가 필요한거야) 만들어지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에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온갖 인격적 모독을 다 받는다(이래서 외국어를 맨처음 배울때 욕부터 배운다고 하는구나 영어욕이 조금 늘었다)
동생이 만든 커피음료의 데코가 이쁘지 않아도 '그럴수 있지 그럴수 있어'와 함께 특별함을 부여하고 허니버터브래드 위에 올라가는 휘핑크림의 가스가 떨어져 흐드러진 빵까지도 게스트분에게 '그럴수도 있지요'라는 피드백을 받는 요지경의 세상이었다.
노동자와 여행자의 신분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그때 거기 그사람들은 관용의 마음을 안고오는 듯 했다. 그래서 마음껏 웃을수도 울을수도 있었다.
호스피탈리티는 몸과 마음을 버리는 일이다. 대부분은 그래왔고 거기 제주에서만 반대되었다. 언젠가 내가 호스피탈리티의 최고 위치에 있을 때는 거기 같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