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라온의 손을 잡고 지하실을 빠져나왔다. 입구를 지키고 섰던 율이 그를 향해 고개를 조아렸다.
“ 하마터면 늦을 뻔했구나 .”
“그저 지켜보라고만 하셔서 ........”
율의 고지식한 대답에 영은 보이지 않게 미간을 찌푸렸다.
“다음에는 조금 더 일찍 내게 고하거나 , 그것도 아니라면 네가 직접나서서 일을 무마시켜라.”
영의 말에 율이 다시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세자익위사의 우익위 한율. 그는 영을 지키는 것을 천명으로 알고 살아온 자였다 . 그렇기에 라온을 지켜보라는 영의 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군에게서 완전히 시선을 떼지 못했던 것이 분명했다. 하여, 라온의 납 치에 대한 보고를 늦게 올리게 된 것이리라 . 율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영은 더는 그를 추궁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