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단어로 따뜻한 문장을 지어내던 사람이었다.
사소한 메세지에도 항상 체온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온도가 느껴졌다.
내가 자는 동안 써내려갔던 텍스트에는 밤의 외로움보다,
오히려 아침에 마시는 홍차의 내음이 느껴졌다.
단어와 단어 사이의 공백에도 다정한 숨결이 서려있었으며,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문체였다.
이걸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그의 차가운 텍스트에 별 수 없이 익숙해져버렸던 까닭이다.
나무 그늘 밑에선 햇빛을 느낄 수 없듯이,
그의 그늘 밑에서 너무 오랫동안 햇빛을 잊고 살았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말라갔고 우리의 관계도 더는 뿌리내리지 못했다.
오늘 우연히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는,
너무도 일상적인 몇 줄의 문장을 보았는데,
이토록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이었지 하고 하릴없이 씁쓸해졌다.
나는 그의 그늘을 탐낸 대가로
아직 쓰여지지 못한 텍스트들을 영영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