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작품들에 비해 영화가 순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폭력 묘사 면에서 그렇다는 것인가? 보기 나름이다. 히데코가 백작을 유혹한 뒤 곤경에 처하게 하는 장면이 나는 상당히 잔인하게 느껴졌다. 코우즈키가 자신의 아내(문소리)와 어린 조카딸인 히데코의 얼굴을 손에 쥐고 흔드는 장면은 내가 만든 영화의 그 어떤 장면 못지않게 잔인하고 폭력적이다. 그 장면 찍을 때 내가 시켜놓고도 불쾌하고 굴욕감이 들었다. 몸을 다치게 하거나 피가 나는 것도 아니고 얼굴을 쥐고 흔드는 거뿐인 데도 당한 사람은 정말 기분 나쁠 장면이다. 피를 보지도 않는데 상대방에게 굉장히 모욕을 안겨주는 좋은 장면이라 생각하면서도 볼 때마다 나도 힘들다. 손가락을 자른다던가 드릴로 (몸에)구멍을 내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서운 장면이다.”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