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것이 아니라.......”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 보모상궁이 눈동 자를 황급히 돌렸다.
“이상한가 보네."
두 시진이나 산보를 하고 있으니 이상하지 않을 리 없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어째서 이러는 거야? 설마, 아직 그 녀석에게 미련이 남은 것이야?
“아니, 난 그저 그 녀석의 비천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네?"
명온의 혼잣말에 보모상궁이 미련하게 눈을 끔뻑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고개를 흔든 명온 공주가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걷는 방향이 처소가 있는 창경궁 쪽이 아니었다.
76 %
“어, 어디로 가시는 것인지 감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두 시진이나 계속 된 산보의 충격에서 아 직 헤어 나오지 못한 보모상궁이 해쓱해진 얼굴로 다급하게 물었다.
“산보는 아니야.”
걱정 말라는 투로 명온이 말했다.
“그, 그렇사옵니까? 그럼 어디를.......”
“잠시 가볼 데가 생겼어."
“어딜 말이옵니까?"
보모상궁이 종종걸음 치며 물었지만 명온은 대답대신 빠른 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했다.
80%
내반원 집무실로 뜻밖의 객이 찾아왔다.
“공주마마가 아니시옵니까?"
진연과 관련하여 마종자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던 성 내관이 화들짝 놀라 방문 앞으로 달려갔다.
“공주마마께서 이리 누추한 곳까지 어인 걸음이시옵니까?"
성 내관이 서둘러 허리를 접었다.
“성 내관에게 특별히 청할 것이 있어 들렸네,"
“마마, 그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청이라뇨 ? 명만 내리시옵소서. 이 성 내관, 몸이 부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공주마마의 명을 이행 할 것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