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현은 무릎 위에 놓인 손을 꽉 쥐며 생각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 리 없어.’
志云에게는 모르는 척 했지만, 사실은 志云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오래 전부터, 志云은 늘 영현만을 바라봤다. 아림처럼 예쁜 애들이 주위에 있어도, 志云은 눈을 돌리지 않았다.
현민을 사랑했기에 志云의 마음을 모르는 척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志云 같은 남자가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다. 현민이 아무리 영현의 마음을 짓밟아도, 늘 옆에 있어주는 志云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뭘 그렇게 봐?”
志云이 무뚝뚝하게 물었다.
“어? 아니…. 저, 괜찮을까?”
“뭐가?”
“夏媛이……. 나쁜 애일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현민이 오빠는 의외로 순수하니까 잘못하다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뭘 해줬으면 좋겠는데?”
“응? 아니, 네가 뭘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럼 왜 나한테 그런 말해?”
“화…났니?”
“응. 누나가 내 앞에서 다른 놈 걱정하는 거 싫다.”
“현민이 오빠는 네 형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