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원 l 박원숙 (63세 쿨내나는 원조스타)
"내가 부럽나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오"
난희와 동문. 시원시원하고 유머있고 속 깊고 정 많다. 열아홉에 길거리에서 캐스팅 돼 배우로 광고모델로 승승장구 하다, 배우 유부남 선배를 사랑하게 됐다. 그녀는 독실한 믿음을 가져 처음엔 마다했다. 잠자리도 없었다. 이혼하고 와라. 그 말은 끝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한날 선배가 부인과의 이혼서류를 보냈다. 그러며 자신과 미국으로 떠나자 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야반도주하듯 선배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는데, 한 달도 안돼서 선배가 떠나겠다 했다. 이유인 즉, 전 아내가 약을 먹었다고 애들이 전화를 했단다. 아, 그래? 가봐야지… 뭔 말을 더하랴. 그녀는 그를 보냈다.
그렇게 첫 남자와 한 달 못 살고 이혼하고 15년이 지나서야 남자를 만났는데, 열 살 어린 연하남이다. 5년 잘 살았다. 근데 연하남이 사업에 실패해 부도를 맞았다. 그러며 이혼하잔다. 그녀의 재산도 이미 거덜이 났다. 참 버라이어티한 인생이다 싶다. 그런데, 전직 배우의 삶이 이런 건가? 아픔과 슬픔, 역경은 온데간데 없고, 그녀는 사람들에게 유부남을 꼬셔 만나다, 연하남에게 재산 털린 정신 나간 년이 되어버린 것이다. 누가 누구의 아픔을 이해할 거냐 싶다.
최근 미국 땅이 정떨어져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난희를 만났다. 난희에겐 뭐라 할 말이 없다. 내 친구랑 남편이 침대에서 뒹구는 걸 봤으니, 뼈에 사무칠 일이다. 근데, 정말 그때 그녀는 제 친구를 죽어라 말렸었다. 근데 사랑이 그런 거다. 소용없었다. 난희에겐 정말 말할 수가 없었다.
다시 만난 난희랑 싸우고 싶지 않은데, 난희가 시비를 걸어온다. ‘썅’하고 돌아서는 난희. 이렇게 아웅다웅 사는 게 인생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