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아니었느냐?"
영의 미려한 얼굴에 의아함이 들어찼다.
“네가 잘못 본 건 아니고?"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항상 냉정과 평정을 잃지 않았던 화초서생에게서 처음 보는 당황스러움이었다.
“......그래?"
“그렇다니까요. 관찰력이 엄청 좋으신 분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화초서생에게 의도적으로 부딪치려고 했던 그 여인, 한번 보면 못 잊을 만큼 빼어난 미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기억을 못 하시는 것입니까?"
“기억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영은 애써 태연한 얼굴로 변명했다.
하지만 라온은 그의 미간에 잡힌 한 가닥 주름을 놓치지 않았다.
“사실입니까?"
영은 침묵했다.
그런 영을 미심쩍게 바라보던 라온이 입을 열었다.
“혹시 화초서생…… 사람 얼굴 제대로 못 알아보시는 겁니까?"
“아니다”
강한 부정.
오히려 더 의심스러웠다.
“정 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