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하정우를 지루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정우의 가장 큰 매력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뷔 이후 셀프 도보 다큐멘터리 ‘577 프로젝트'를 비롯해서 그가 참여한 영화만 25편이 넘는다. ‘천만 요정' 오달수 못지않게 하정우가 수많은 감독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가 오달수만큼 ‘귀엽기'때문이다.
하정우의 귀여움이 얼마나 많은 감독을 홀렸는지는 열거하기도 벅차다.
김기덕 감독과 홍상수 감독은 초기에 그를 잘 알 지도 못 하면서, 부담 없이 데려다 썼다(‘시간' ‘숨'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홍진 감독은 하정우에게서 불안한 사이코의 피 냄새를 맡았으며(‘추격자' ‘황해'), 윤종빈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 ‘비스티보이스') 그와 뻔뻔하고 무자비한 수컷의 기질을 공유했다. 류승완 감독은 하정우의 맷집을 사랑했고(‘베를린'), 최동훈 감독은 낭만적인 제스처(‘암살')를 잠시 빌려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