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영화를 만든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일까.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박 감독에 대해 “아티스트가 아닌 척 아트를 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언제나 상업영화를 만들어 왔다”고 단언했다. “단지 어떤 때는 통하고 어떤 때는 안 통했을 뿐이죠. (웃음)”
그는 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감독으로서가 아니라 ‘독자’로서 원작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영화에 녹이려고 했다.
“‘핑거스미스’가 가진 통속문학스러움이 있어요. 어떤 캐릭터를 응원하고 어떤 캐릭터를 저주하고 싶다는 호오가 분명하게 생기죠. 읽다 보면 또 내가 보고 싶은 결말이라는 게 떠오르고요. ‘이렇게 풀리면 좋겠다’는 희망인 거죠. 이것에 근거해서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좀 더 대중영화의 성격을 띠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친절해진 박찬욱’, 대사로 말하다= ‘아가씨’는 확실히 그의 “과묵한 편이었던 전작”들에 비해 대사도 많고 등장인물도 많다. 대사나 서사보다는 분위기와 미장센 등의 연출기법이 두드러졌던 그의 전작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