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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늘 성장하는 배우, 박기웅
2016-12-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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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현 기자] 배우다운 배우.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에 자꾸 귀 기울이게 만드는 배우. 생각이 많아 애늙은이라 불렸다는 이 배우는 여전히 머리 속 연기라는 것에 대해 담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조금은 편하게 또 그저 즐겁게 살아보기로 하려 한다.
쉬는 해가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배우 박기웅은 그야말로 ‘열일’을 했고 떠난 지도 모르게 군으로 향했다. 그리고 2016년 봄, 찬 기운을 품고 드라마 ‘몬스터’를 통해 누구나 가슴에 가지고 있을 슬픈 괴물을 보여줬다.
누군가는 그저 진지하다고 혹은 누군가는 너무 생각이 많다고 그를 이야기 할 지 모르지만 박기웅은 그저 배우로서, 또 한 사람의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 뿐. 조금씩 더 배우고 또 천천히 달라지고 새로움을 겪으며 여전히 길고 긴 인생에서 끊임없는 성장의 시간을 지내고 있는 그의 앞에 온기를 전하고 싶어만 진다.
Q. 전역하시면서 ‘몬스터’로 복귀하셨는데 힘들진 않으셨어요? 오랜만에 촬영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50부작이라서 힘드셨을 것 같아요.
2월7일에 전역하고 전역하자마자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뒤에 ‘몬스터’ 첫 촬영이었어요. 촬영 전부터 준비하는 시간이 굉장히 빠듯하다 보니까 전역 하자마자 촬영을 진행하게 됐어요. 군대에 있을 때도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전역하자마자 바로 드라마를 택하게 된 거 같아요.
근데 전역 후 드라마 촬영을 만으로 8개월 정도 하다 보니까 체력적으로도 좀 많이 소진된 건 사실이에요. 또 제 캐릭터 자체도 그렇지만 드라마에서도 감정이 많이 부딪히는 작품이다 보니까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군 전역 직후 바로 촬영에 들어간 작품이라 그런지 드라마 끝난 지금이 전역한 기분이에요. 하하.
군대 갈 때도 저는 가기 전날까지 일하고 갔거든요. 전역 하자마자 그 기분을 느끼기도 전에 바로 일을 하게 됐어요. 드라마 마무리 짓고 휴가 차 LA하고 라스베가스로 미국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휴가를 갔다 오니까 전역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Q. 입대 당시에도 ‘어? 박기웅 군대 갔대’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던 기억이 나요.
맞아요. 모르는 분들이 많았죠. 입대 후에도 제가 찍어놨던 영화나 예능이 방송되고 그랬어요.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 라든가 SBS ‘심장이 뛴다’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했었는데 입대 후에 개봉되거나 TV에서 한달 이상 방송되고 그랬었어요.
Q. ‘몬스터’는 제대 전 이미 이야기가 됐었던 건가요?
제가 말년 휴가 나왔을 때 감독님들하고 통화하고 미팅하면서 미리 얘기는 되어있었죠. 감독님이랑은 예전에 MBC 일일 드라마 ‘황금물고기’라는 작품을 통해서 같이 작업했었어요. 감독님과는 잘 알던 사이였지만 작가 선생님들이랑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작가 선생님들은 ‘기황후’나 ‘자이언트’등을 작업 하셔서 유명하신 분들이니까, 꼭 작업해보고 싶었던 분들이셨거든요.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전역할 때쯤에 꾸준히 작품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그 중에 ‘몬스터’를 가장 해보고 싶었고요.
Q. 군대 있을 당시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저는 서울지방경찰청 제2기동단에 802 전투경찰대라는 시위진압 중대에 있었어요. 2기동단 행사가 있을 때는 가족이니까 제가 대표로 진행을 보기도 하고 서울청에서 하는 행사를 몇 번 도와드리기는 했지만 홍보단 소속은 아니었어요.
Q. 시위 진압에 참여도 하시고 그래도 고된 군생활을 하셨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았죠. 시위자 분들이 저를 알아보고 집중 공격을 한다거나, 얼굴에 침도 맞아보고 그랬어요. 처음에는 저도 함께 시위를 막다가 이런 문제들이 생기게 되면서 나중에는 전경대 무기고 장비 시설 담당을 했어요. 육군들이랑 합동 훈련을 하기도 하고 군장 매고 산도 뛰고 그랬어요.
군 입대 전에 제가 이 나이에 언제 20대 초반의 동생들하고 연기라는 것 이외의 일을 해보겠어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고 군복무를 마치니까 그런 경험들이 앞으로도 연기할 때나 제 인생에 있어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더라고요. 처음 출동했을 때는 ‘엄청 힘들겠구나’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21개월은 저에게 득이 많이 남는 경험이었어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재미있었어요.
Q. 많은 남자분들이 군대 다시 가는 꿈을 꾼다고 하잖아요.
저도 많이 꿨어요. 어쩔 수 없나 봐요(웃음). ‘나도 그럴까’ 의아했었는데 그러더라고요.
Q. 입대 하시기 전까지 ‘열일’하셨잖아요, 쉬는걸 못 볼 정도로. 그래서 ‘이번에도 공백 없이 작품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웅씨처럼 팬을 위해 공백기를 줄여주는 스타가 또 어디 있을까요.
활동을 하면서 인기의 온도 차를 많이 겪어보게 되었고 예전보다는 팬들이 많이 줄기는 했어요. 지금까지 남아주신 분들은 굉장히 오래된 분들이라서 제가 이름까지 기억할 정도예요. 그런 팬 분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활동하고 싶었어요. ‘나 군대 간다’하고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듯이 오가고 싶었죠. 전역 후에도 최대한 공백을 줄이고 싶어서 복귀작은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택하게 됐고요. 영화는 무엇보다도 사전 제작 준비나 촬영 기간이 공백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드라마는 찍으면서 방송되니까 공백 없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단 생각이 들었죠.
Q. 8개월 동안 ‘몬스터’ 하나에만 매달리신 거네요?
다른 건 거의 못하죠. 주연 배우일 경우 다른 작품이나 다른 일 하기에는 사실 제작 과정 상 힘들고 쉽지가 않아요.
Q. 캐릭터 자체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확실히 캐릭터나 작품 성향에 따라서 소진되는 에너지의 차이가 있어요. 밝은 캐릭터나 작품을 촬영하다 보면 아무래도 현장 분위기 자체가 밝고 기분이 좋은데 그 반대의 캐릭터나 작품이면 연기할 때에 있어서 숙연해지는 게 있어요.
Q. 악인 것 같은데도 순수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였어요.
그런 얘기들도 있었지만 저는 모든 캐릭터가 자기 입장을 고수하면서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통해 ‘모두가 몬스터였다’ 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악인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Q. 그렇게 연기를 하고 나면 빠져 나오기가 힘들지 않나요?
저는 여태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빠져 나오기 힘들었던 것이 ‘각시탈’의 기무라 슌지 역할이었어요. 사실 ‘몬스터’ 속 도건우는 악역이라고 하기가 애매했던 역할 같아요. 특히 강기탄과의 대척 점에 있어서 악역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결국 제 입장에서 보면은 악역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각시탈’의 기무라 슌지는 누가 봐도 악역이었죠.
저도 그 캐릭터를 악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그 악역을 온전히 이해를 해버리니까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 자체에 대해서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내 행동에 스스로가 당위성이 생기니까요. 그때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저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빠져 나오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그런 캐릭터를 다시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캐릭터에 대해서는 애증이 생겼죠. 캐릭터 자체가 안됐고 슬픈 캐릭터여서 헤어질 때 되게 슬펐던 것 같아요.
Q. 기웅씨 외모는 참 선하게 생겼지만 악인을 연기하는 역할들을 보면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신기한 배우인 것 같다고 느껴져요.
전 다 잘해요(웃음). 뭐든지 시켜만 주시면. 하하하.
Q. 기웅씨처럼 선과 악이 모두 가능한 분위기가 감독님들에게 호평을 받지 않나요?
그렇죠. 그런데 저는 사실 모든 배우가 선과 악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대중 예술이야 말로 보수적이기 보다는 진취적이야 하고 더 새로운 인물과 배우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예를 들어 굉장히 착한 역할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배우에게 막상 악역을 맡겨봤더니 잘하는 것처럼요.
늘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가 새로운 역의 도전을 했을 때, 그리고 그걸 잘 해냈을 때. 그럴 경우에는 대중의 피드백이 더 크게 오고 사람들이 그 배우의 연기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해 주잖아요. 그래서 항상 도전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몬스터의 결말이 아쉽지 않은지 궁금했어요. 주인공들이 완벽하게 행복한 끝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런 의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기웅씨 본인은 어떠셨어요?
드라마 전체로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작가 선생님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배우의 입장은 그 극을 잘 전달 해야 하는 매개체 역할을 갖고 있기에 결말은 작가 선생님들의 권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을 침범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어떤 작품을 어떤 작가 분이랑 하건 작업 중에는 소통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정말 모르거나 이해가 안 될 때만 소통을 해요. 그렇지 않을 경우에 작가님의 큰 그림이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그 부분을 절대 터치하지 않아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저랑 생각이 다른 거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Q. 배우라는 입장과는 다르게 시청자란 입장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참 슬프지만 좋았던 것 같아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하며 오수연이라는 인물만 보고 살아왔던 저였기에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슬프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던 결말인 것 같아요.
Q. 연기를 하면서 본인 스스로도 납득이 되어야 그 캐릭터 속 감정이 묻어나올 수 있는 거겠죠.
그렇죠. 그래서 항상 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해야 해요. 내가 맡은 캐릭터는 나와는 다른 인물일 경우가 크고 많으니까요. 항상 나와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그래서 완전히 나와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온전히 나에게 입혀서 이해하고 얘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응당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실험을 많이 해보기도 하고 테크닉을 키워보기도 했지만 진짜는 절대로 못 이기더라고요(웃음). 스스로의 연기를 봤을 때 진심으로 하는 연기는
BNT news12월 20일(화)패션스타일+뷰티연예라이프[인터뷰] 늘 성장하는 배우, 박기웅2016-12-20 16:13글자 작게 글자 크게[박승현 기자] 배우다운 배우.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에 자꾸 귀 기울이게 만드는 배우. 생각이 많아 애늙은이라 불렸다는 이 배우는 여전히 머리 속 연기라는 것에 대해 담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조금은 편하게 또 그저 즐겁게 살아보기로 하려 한다.쉬는 해가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배우 박기웅은 그야말로 ‘열일’을 했고 떠난 지도 모르게 군으로 향했다. 그리고 2016년 봄, 찬 기운을 품고 드라마 ‘몬스터’를 통해 누구나 가슴에 가지고 있을 슬픈 괴물을 보여줬다.누군가는 그저 진지하다고 혹은 누군가는 너무 생각이 많다고 그를 이야기 할 지 모르지만 박기웅은 그저 배우로서, 또 한 사람의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 뿐. 조금씩 더 배우고 또 천천히 달라지고 새로움을 겪으며 여전히 길고 긴 인생에서 끊임없는 성장의 시간을 지내고 있는 그의 앞에 온기를 전하고 싶어만 진다.Q. 전역하시면서 ‘몬스터’로 복귀하셨는데 힘들진 않으셨어요? 오랜만에 촬영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50부작이라서 힘드셨을 것 같아요. 2월7일에 전역하고 전역하자마자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뒤에 ‘몬스터’ 첫 촬영이었어요. 촬영 전부터 준비하는 시간이 굉장히 빠듯하다 보니까 전역 하자마자 촬영을 진행하게 됐어요. 군대에 있을 때도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전역하자마자 바로 드라마를 택하게 된 거 같아요. 근데 전역 후 드라마 촬영을 만으로 8개월 정도 하다 보니까 체력적으로도 좀 많이 소진된 건 사실이에요. 또 제 캐릭터 자체도 그렇지만 드라마에서도 감정이 많이 부딪히는 작품이다 보니까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군 전역 직후 바로 촬영에 들어간 작품이라 그런지 드라마 끝난 지금이 전역한 기분이에요. 하하. 군대 갈 때도 저는 가기 전날까지 일하고 갔거든요. 전역 하자마자 그 기분을 느끼기도 전에 바로 일을 하게 됐어요. 드라마 마무리 짓고 휴가 차 LA하고 라스베가스로 미국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휴가를 갔다 오니까 전역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Q. 입대 당시에도 ‘어? 박기웅 군대 갔대’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던 기억이 나요.맞아요. 모르는 분들이 많았죠. 입대 후에도 제가 찍어놨던 영화나 예능이 방송되고 그랬어요.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 라든가 SBS ‘심장이 뛴다’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했었는데 입대 후에 개봉되거나 TV에서 한달 이상 방송되고 그랬었어요. Q. ‘몬스터’는 제대 전 이미 이야기가 됐었던 건가요? 제가 말년 휴가 나왔을 때 감독님들하고 통화하고 미팅하면서 미리 얘기는 되어있었죠. 감독님이랑은 예전에 MBC 일일 드라마 ‘황금물고기’라는 작품을 통해서 같이 작업했었어요. 감독님과는 잘 알던 사이였지만 작가 선생님들이랑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작가 선생님들은 ‘기황후’나 ‘자이언트’등을 작업 하셔서 유명하신 분들이니까, 꼭 작업해보고 싶었던 분들이셨거든요.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전역할 때쯤에 꾸준히 작품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그 중에 ‘몬스터’를 가장 해보고 싶었고요. Q. 군대 있을 당시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저는 서울지방경찰청 제2기동단에 802 전투경찰대라는 시위진압 중대에 있었어요. 2기동단 행사가 있을 때는 가족이니까 제가 대표로 진행을 보기도 하고 서울청에서 하는 행사를 몇 번 도와드리기는 했지만 홍보단 소속은 아니었어요. Q. 시위 진압에 참여도 하시고 그래도 고된 군생활을 하셨을 것 같아요.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았죠. 시위자 분들이 저를 알아보고 집중 공격을 한다거나, 얼굴에 침도 맞아보고 그랬어요. 처음에는 저도 함께 시위를 막다가 이런 문제들이 생기게 되면서 나중에는 전경대 무기고 장비 시설 담당을 했어요. 육군들이랑 합동 훈련을 하기도 하고 군장 매고 산도 뛰고 그랬어요.군 입대 전에 제가 이 나이에 언제 20대 초반의 동생들하고 연기라는 것 이외의 일을 해보겠어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고 군복무를 마치니까 그런 경험들이 앞으로도 연기할 때나 제 인생에 있어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더라고요. 처음 출동했을 때는 ‘엄청 힘들겠구나’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21개월은 저에게 득이 많이 남는 경험이었어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재미있었어요.Q. 많은 남자분들이 군대 다시 가는 꿈을 꾼다고 하잖아요. 저도 많이 꿨어요. 어쩔 수 없나 봐요(웃음). ‘나도 그럴까’ 의아했었는데 그러더라고요. Q. 입대 하시기 전까지 ‘열일’하셨잖아요, 쉬는걸 못 볼 정도로. 그래서 ‘이번에도 공백 없이 작품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웅씨처럼 팬을 위해 공백기를 줄여주는 스타가 또 어디 있을까요.활동을 하면서 인기의 온도 차를 많이 겪어보게 되었고 예전보다는 팬들이 많이 줄기는 했어요. 지금까지 남아주신 분들은 굉장히 오래된 분들이라서 제가 이름까지 기억할 정도예요. 그런 팬 분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활동하고 싶었어요. ‘나 군대 간다’하고 가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듯이 오가고 싶었죠. 전역 후에도 최대한 공백을 줄이고 싶어서 복귀작은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택하게 됐고요. 영화는 무엇보다도 사전 제작 준비나 촬영 기간이 공백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드라마는 찍으면서 방송되니까 공백 없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단 생각이 들었죠.Q. 8개월 동안 ‘몬스터’ 하나에만 매달리신 거네요?다른 건 거의 못하죠. 주연 배우일 경우 다른 작품이나 다른 일 하기에는 사실 제작 과정 상 힘들고 쉽지가 않아요. Q. 캐릭터 자체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확실히 캐릭터나 작품 성향에 따라서 소진되는 에너지의 차이가 있어요. 밝은 캐릭터나 작품을 촬영하다 보면 아무래도 현장 분위기 자체가 밝고 기분이 좋은데 그 반대의 캐릭터나 작품이면 연기할 때에 있어서 숙연해지는 게 있어요. Q. 악인 것 같은데도 순수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였어요.
그런 얘기들도 있었지만 저는 모든 캐릭터가 자기 입장을 고수하면서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통해 ‘모두가 몬스터였다’ 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악인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Q. 그렇게 연기를 하고 나면 빠져 나오기가 힘들지 않나요?
저는 여태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빠져 나오기 힘들었던 것이 ‘각시탈’의 기무라 슌지 역할이었어요. 사실 ‘몬스터’ 속 도건우는 악역이라고 하기가 애매했던 역할 같아요. 특히 강기탄과의 대척 점에 있어서 악역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결국 제 입장에서 보면은 악역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각시탈’의 기무라 슌지는 누가 봐도 악역이었죠.
저도 그 캐릭터를 악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그 악역을 온전히 이해를 해버리니까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 자체에 대해서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내 행동에 스스로가 당위성이 생기니까요. 그때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저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빠져 나오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그런 캐릭터를 다시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캐릭터에 대해서는 애증이 생겼죠. 캐릭터 자체가 안됐고 슬픈 캐릭터여서 헤어질 때 되게 슬펐던 것 같아요.
Q. 기웅씨 외모는 참 선하게 생겼지만 악인을 연기하는 역할들을 보면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신기한 배우인 것 같다고 느껴져요.
전 다 잘해요(웃음). 뭐든지 시켜만 주시면. 하하하.
Q. 기웅씨처럼 선과 악이 모두 가능한 분위기가 감독님들에게 호평을 받지 않나요?
그렇죠. 그런데 저는 사실 모든 배우가 선과 악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대중 예술이야 말로 보수적이기 보다는 진취적이야 하고 더 새로운 인물과 배우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예를 들어 굉장히 착한 역할만 할 수 있을 것 같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배우에게 막상 악역을 맡겨봤더니 잘하는 것처럼요.
늘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가 새로운 역의 도전을 했을 때, 그리고 그걸 잘 해냈을 때. 그럴 경우에는 대중의 피드백이 더 크게 오고 사람들이 그 배우의 연기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해 주잖아요. 그래서 항상 도전이 필요한 것 같아요.
Q. 몬스터의 결말이 아쉽지 않은지 궁금했어요. 주인공들이 완벽하게 행복한 끝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런 의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기웅씨 본인은 어떠셨어요?
드라마 전체로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작가 선생님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배우의 입장은 그 극을 잘 전달 해야 하는 매개체 역할을 갖고 있기에 결말은 작가 선생님들의 권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을 침범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어떤 작품을 어떤 작가 분이랑 하건 작업 중에는 소통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정말 모르거나 이해가 안 될 때만 소통을 해요. 그렇지 않을 경우에 작가님의 큰 그림이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그 부분을 절대 터치하지 않아요.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저랑 생각이 다른 거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Q. 배우라는 입장과는 다르게 시청자란 입장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참 슬프지만 좋았던 것 같아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하며 오수연이라는 인물만 보고 살아왔던 저였기에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슬프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던 결말인 것 같아요.
Q. 연기를 하면서 본인 스스로도 납득이 되어야 그 캐릭터 속 감정이 묻어나올 수 있는 거겠죠.
그렇죠. 그래서 항상 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캐릭터를 온전히 이해해야 해요. 내가 맡은 캐릭터는 나와는 다른 인물일 경우가 크고 많으니까요. 항상 나와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그래서 완전히 나와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온전히 나에게 입혀서 이해하고 얘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응당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실험을 많이 해보기도 하고 테크닉을 키워보기도 했지만 진짜는 절대로 못 이기더라고요(웃음). 스스로의 연기를 봤을 때 진심으로 하는 연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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