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 똥을 무서워하는구나?”
“내가 왜 똥을 무서워해?”
“지금 그렇다며?”
“헉!”
“푸핫! 완전 바보네. 다들 짐승, 짐승, 그래서 되게 무서운 놈인 줄 알았더니.”
夏媛이 까르르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싫지 않았다.
‘싫어! 싫다구!’
志云은 주먹을 꽉 쥐었다.
“너, 진짜 몸 어디 안 좋은 거 아냐?”
夏媛이 불쑥 다가와 물었다. 志云은 꼼짝도 못하고, 자신의 얼굴 아래에 있는 자그마한 얼굴을 응시했다. 고양이처럼 귀여운 눈동자에 가득 담긴 걱정스러움이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 울렁거림이 志云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역시 난 얘가 싫어.’
志云은 거칠게 夏媛의 어깨를 밀어냈다.
“가까이 오지 마.”
“응, 미안해.”
夏媛이 담백하게 사과했다.
역시 싫다. 다른 기집애들이라면 어떻게 그런 식으로 대하냐고 징징거릴 일인데, 夏媛은 화를 내도, 윽박을 질러도 담담하다.
“짜증나, 너.”
“응, 그런 말 자주 들어.”
“그래? 그러시겠지. 새엄마 딸을 그렇게 괴롭혀서 집에서 쫓아내려고 했으니 어련하시겠……….”
그 순간 夏媛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에, 志云은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그딴 유언비어 따위는 믿지도 않았는데, 욱하는 기분에 흘러나온 말이었다. 아무리 화를 내도 장난스럽게 받아넘기는 夏媛이라면, 이런 말에도 능숙하게 대처할 줄 알았다. 하지만 夏媛은…….
‘웃지 마.’
웃었다.
‘그렇게 웃지 마.’
웃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웃지 말라구!’
보고 싶지 않았다.
눈물 젖은 웃음 따위.
“아하하하. 너도 들었냐? 내가 성깔이 좀 못돼 처먹었지. 이렇게 빨리 들통 날 줄이야.”
“…웃…지마….”
“응?”
“내 앞에서 그딴 웃음 짓지 말라고 했잖아.”
夏媛이 곤란하다는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