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할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쓰러졌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시간에 늦을 것 같아 망설이다가 결국 할아버지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가벼운 빈혈이라고 했다.
깨어난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연락처를 알려주는 대신에,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다. 첫 만남에 뭘 이렇게 묻나 싶었지만,
외로운 할아버지인 것 같아서 성실하게 대답했다.
- 네 소원은 뭐냐? 갖고 싶은게 있니?
할아버지의 질문에 夏媛은 대답했다.
- 갖고 싶은 건 가질 수 없어요. 소원은......집을 나오고 싶어요. 그곳은 제가 있을 곳이 아니거든요.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夏媛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너무 따뜻해서,
너무 오랜만에보는 다정함이라서 그렇게 속내를 들어냈는지도 모르겠다.
夏媛의 대답을 들은 할아버지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 있을 곳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