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VER* 타이핑이니 오타도 애교로 봐주시는 센스!^_^
---序言-----------------------------------------------
신데렐라는 어려서 어미니를 잃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다. 샤바샤바 아이 샤바. 얼마나 울었을까?
나 같은 경우엔 울지 않는다.
허세 같은 게 아니다. 실제로 울지 않았으니까.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쁘장한 새엄마가 생겼을 때도.
그 여자애 때문에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됬을 때도.
아빠까지 그 여자애의 편을 들었을 때도.
가족들이 나만 놔두고 여행을 갔을 때도.
내가 빠진 식탁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릴때도.
나는 울지 않았다.
그저 웃었을 뿐이다. 힘겹게. 힘겹게.
-----------------------------------------------------------
1
'언제 이 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원은 거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17살.
법적으로 보호자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하는 나이.
하지만 저들을 정말로 보호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보오 아래 있기는 한건가?
꺄르르, 웃는 목소리들은 하원이 들어왔는데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아빠, 아빠. 나, 이거 사주면 안 돼요?"
유나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아빠의 팔에 엉겨 붙었다.
보통 새 아빠라고 하면 가까워지기 힘들텐데, 붙임성이 좋은 유나는 그런 건 개의치 않았다.
"우리 학교 애들, 이거 다 갖고 있는데 나만 없어. 나 이러다가 왕따 당할 것 같아."
'아마도 몇 백 만원 짜리 백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하는 거겟지'
오늘 만난 할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쓰러졌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시간에 늦을 것 같아 망설이다가 결국 할아버지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가벼운 빈혈이라고 했다.
깨어난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연락처를 알려주는 대신에,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다. 첫 만남에 뭘 이렇게 묻나 싶었지만,
외로운 할아버지인 것 같아서 성실하게 대답했다.
- 네 소원은 뭐냐? 갖고 싶은게 있니?
할아버지의 질문에 하원은 대답했다.
- 갖고 싶은 건 가질 수 없어요. 소원은......집을 나오고 싶어요. 그곳은 제가 있을 곳이 아니거든요.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하원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너무 따뜻해서,
너무 오랜만에보는 다정함이라서 그렇게 속내를 들어냈는지도 모르겠다.
하원의 대답을 들은 할아버지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 있을 곳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란다.
할아버지가 말했다.
- 괜찮아요. 돌아갈 곳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어요.
그 후에 얼굴이 하얀 남자가 할아버지를 데리러 왔고, 하원은 병원을 나왔다. 덕분에 아르바이트에서 잘렸다.
'또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나?'
방으로 가려는데 유나와 눈이 마주쳤다. 이런 제길.
"너 거기 서서 뭐해?"
유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아빠와 새엄마가 하원을 쳐다봤다.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눈빛.
아니, 저 눈빛에 뭐가 담겨 있는지 알고 있다.
쟤는 왜 아직도 이집에 있는거지?
어드로든 사라졌으면 좋겠어. 정말 쓸모없는 애라니까.
하원은 미소를 지었다.
"방금 들어왔어"
"웃기네. 아까부터 거기 서있었던 거 다 알거든? 뭘 엿듣고 있어? 음침하게."
"얼른 들어가라. 분위기 흐리지 말고."
새엄마가 차갑게 말했다. 아빠는 여전히 아무 표정 없다.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웅크리고 앉았다.
방에 있는 거라곤 낡아빠진 책상과 삐걱거리는 침대뿐.
옷장도, 컴퓨터도 없다.
요새는 컴퓨터로 아르바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지만, 컴퓨터가 없는 하원은 알바를 찾기위해 발로 뛰어야 했다.
'다들 들어가면 알바 찾으라 나가야겠다.'
이 집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시선을 보내는 주제에, 밤늦게 나가는 것 가지고는 되게 뭐라고 한다. 동네 사람들 보기 창피하다나?
하지만 하원의 눈에 분수에 안 맞는 명품을 두르고 다니는 유나가 더 부끄럽다.
중소기업에서 연봉 3천을 가까스로 받는 아빠.
아직 집 대출금도 다 못갚은 판에, 몇 백만 원짜리 신발에 몇 백만 원짜리 가방, 미련한 짓이다.
"아, 엄마! 오늘 있잖아. 현민이 오빠가 내 이름 불러줬어!"
"어머, 정말?"
"응. 친구들이랑 같이 있었는데, 내 이름만 부르면서 인사해줬다니까. 아, 완전 웃는 얼굴 너무 멋있더라."
문틈으로 유나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姜賢珉.
요새 유나와 새엄마 사이에서 자주 올라오는 주제다.
국내 제일 기업 감성그룹.
감성그룹 회장의 손자 姜賢珉.
유나가 노리고 잇는 남자였다.
수업료 비싼 감성고등학교에 들어간 이유는 아마도 감성그룹 회장의 손자들 중 한 명을 꼬시기 위해서 일것이다.
덕분에 벌이가 시원찮은 아빠는 허리가 휜다.
"있잖아. 나 조만간 다시 한 번 현민이 오빠 동아리에 신청 해보려구."
"이번엔 받아줄 것 같니?"
"모르겠어, 그치만 내 이름 기억해 주니까 분명 받아줄 거야."
바보들. 감성그룹 회장의 손자가 빛만 있는 집안의 딸을 선택할 리가 없잖아.
세상물정 모르는 유나는 그렇다고 쳐도, 새엄마까지 저러는 걸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에이, 뭔 상관이야. 평생 꿈이나 꾸면서 살라지,'
학교 얘기, 친구들 얘기, 姜賢珉 얘기를 한참 떠들던 가족들이 조용해진 후, 하원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밤 11시. 이 시간의 골목길이 좋다. 사람이 많지 않고 때때로 술 취한 사람의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조용한 길.
자박자박, 자신의 발자국 소리가 다른 사람의 것처럼 느껴지는 기묘한 분위기가 좋다.
골목을 빠져나와 상점가에 들어섰다.
상점가엔 아직도 사람이 많다.
술집에서 알바를 할 수는 없으니, 편이점이나 커피솝을 찾아야 한다.
알바생 구한다는 전단지가 없나 기웃거리면서 돌아다니는데,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쳤다.
"죄송합니다"
사과를 하고 지나가려는 하원의 팔을, 부딪친 상대가 붙잡았다.
"내가 더 미안하지."
"아, 네."
고개를 들자, 왕자님이 서 있었다.
왕자님.
앞에 서있는 소년을 표현하는 단어로 그보다 적당한 말은 없다.
뽀얀 피부와 쌍커풀이 진한 또렷한 눈, 오똑한 코ㅡ 붉고 도톰한 입술과 연갈색의 고수머리.
어느 어느 왕실의 왕자님 같은 화려한 외모의 소년이 하원을 응시하며 웃고 있었다.
이 어두운 거리에서 미소조차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 하원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흐음, 어디 보자."
왕자는 하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소의 건강을 체크하는 것 마냥 꼼곰히 검사하는 눈빛이 마음에 안 들었다.
"뭐 하는 거죠?"
"외모 검사."
대놓고 검사한다고 말하니 반박할 수가 없다.
"좋았어."
왕자가 환하게 웃었다.
"내가 지금 좀 곤란한 처지에 놓였거든.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부탁?"
"오늘 밤만 여자 친구 노릇 좀 해줘. 날이 밝기 전까지는 돌려보내 줄게."
왕자의 말에 하원은 왕자의 차림새를 살펴봤다.
명품애는 관심없지만, 유나 때문에 명품을 많이 봐왔다.
왕자가 입은 옷은 외모에 걸맞게 상당히 비싸 보였다. 이 정도면 돈이 많은 놈이겠지.
하원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얼마 줄 건데요?"
왕자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떳다가 곧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싸구려였어?"
"뭐?"
"돈으로 팔 수 있는 몸이었으면 부탁 같은 거 안 해도 될 뻔했잖아."
"........."
"돈 주면 가질 수 있는 예쁜 애들 널리고 널렸어. 아무리 흉내만이라도 너 같은 싸구려를 내 옆에 둘 수는......"
덥석.
하원이 왕자의 멱살을 잡았다. 화려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 뭐하는......"
"말 함부러 하지마. 내 몸은 몇 백억을 뭐도 못 사는 몸이지만. 내가 지금 돈이 엄청 필요하거든.
내가 지금 당신한테 내 몸을 팔겠다고 하는 줄 알았어?"
"........."
"내가 팔려는 건 내 귀한 시간이야. 당신이 나한테 백억을 준대도 내 몸엔 손하나 못 대. 알아들어?"
왕자의 눈이 커졌다. 하원은 차갑게 웃으며 왕자를 놔줬다. 왕자는 굳은 표정으로 하원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이런식으로 돈을 벌려고 한게 잘못이다. 아무리 돈이 필요하다지만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안 되겠지.
하원은 왕자를 스쳐, 지나가던 길을 계속 갔다. 잠시 후, 왕자가 하원의 어깨를 붙잡았다.
"뭐야? 또 싸구려 발언하시게?"
하원의 짜증스런 질문에 왕자는 부드럽게 웃었다.
"마음에 들었어. 너, 너정도면 오늘 하루 정도는 내 옆에 있어도 되겠다."
"누구 맘대로? 내 귀한 시간을 당신 따위한테......"
"새벽 3시까지 백만 원. 당신의 귀한 시간을 할애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공주님?"
왕자가 하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하원은 왕자의 매끄럽게 긴 손가락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입을 쩍 벌렸다.
"백......만원?"
"아, 너무 적나? 그럼삼백......"
"아니, 그게 아니라. 당신 누구야? 누군데 백만 원을 그렇게 쉽게 말해?"
"쉽다니. 귀한 시간이라면서? 귀한시간이니까 그만한 값을 치르려는 거야. 할애해 주겠어?"
하원은 미간을 좁
*에VER* 타이핑이니 오타도 애교로 봐주시는 센스!^_^---序言-----------------------------------------------신데렐라는 어려서 어미니를 잃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다. 샤바샤바 아이 샤바. 얼마나 울었을까?나 같은 경우엔 울지 않는다.허세 같은 게 아니다. 실제로 울지 않았으니까.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쁘장한 새엄마가 생겼을 때도.그 여자애 때문에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됬을 때도.아빠까지 그 여자애의 편을 들었을 때도.가족들이 나만 놔두고 여행을 갔을 때도.내가 빠진 식탁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릴때도.나는 울지 않았다.그저 웃었을 뿐이다. 힘겹게. 힘겹게.-----------------------------------------------------------1'언제 이 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하원은 거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17살.법적으로 보호자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하는 나이.하지만 저들을 정말로 보호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보오 아래 있기는 한건가?꺄르르, 웃는 목소리들은 하원이 들어왔는데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아빠, 아빠. 나, 이거 사주면 안 돼요?"유나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아빠의 팔에 엉겨 붙었다.보통 새 아빠라고 하면 가까워지기 힘들텐데, 붙임성이 좋은 유나는 그런 건 개의치 않았다."우리 학교 애들, 이거 다 갖고 있는데 나만 없어. 나 이러다가 왕따 당할 것 같아."'아마도 몇 백 만원 짜리 백이나 신발을 사달라고 하는 거겟지'오늘 만난 할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쓰러졌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아르바이트 시간에 늦을 것 같아 망설이다가 결국 할아버지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다.가벼운 빈혈이라고 했다.깨어난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연락처를 알려주는 대신에,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다. 첫 만남에 뭘 이렇게 묻나 싶었지만,외로운 할아버지인 것 같아서 성실하게 대답했다.- 네 소원은 뭐냐? 갖고 싶은게 있니?할아버지의 질문에 하원은 대답했다.- 갖고 싶은 건 가질 수 없어요. 소원은......집을 나오고 싶어요. 그곳은 제가 있을 곳이 아니거든요.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모르겠다.어쩌면 하원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너무 따뜻해서,너무 오랜만에보는 다정함이라서 그렇게 속내를 들어냈는지도 모르겠다.하원의 대답을 들은 할아버지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있을 곳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란다.할아버지가 말했다.- 괜찮아요. 돌아갈 곳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어요.그 후에 얼굴이 하얀 남자가 할아버지를 데리러 왔고, 하원은 병원을 나왔다. 덕분에 아르바이트에서 잘렸다.'또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나?'방으로 가려는데 유나와 눈이 마주쳤다. 이런 제길."너 거기 서서 뭐해?"유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아빠와 새엄마가 하원을 쳐다봤다.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눈빛.아니, 저 눈빛에 뭐가 담겨 있는지 알고 있다.쟤는 왜 아직도 이집에 있는거지?어드로든 사라졌으면 좋겠어. 정말 쓸모없는 애라니까.하원은 미소를 지었다."방금 들어왔어""웃기네. 아까부터 거기 서있었던 거 다 알거든? 뭘 엿듣고 있어? 음침하게.""얼른 들어가라. 분위기 흐리지 말고."새엄마가 차갑게 말했다. 아빠는 여전히 아무 표정 없다.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웅크리고 앉았다.방에 있는 거라곤 낡아빠진 책상과 삐걱거리는 침대뿐.옷장도, 컴퓨터도 없다.요새는 컴퓨터로 아르바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지만, 컴퓨터가 없는 하원은 알바를 찾기위해 발로 뛰어야 했다.'다들 들어가면 알바 찾으라 나가야겠다.'이 집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시선을 보내는 주제에, 밤늦게 나가는 것 가지고는 되게 뭐라고 한다. 동네 사람들 보기 창피하다나?하지만 하원의 눈에 분수에 안 맞는 명품을 두르고 다니는 유나가 더 부끄럽다.중소기업에서 연봉 3천을 가까스로 받는 아빠.아직 집 대출금도 다 못갚은 판에, 몇 백만 원짜리 신발에 몇 백만 원짜리 가방, 미련한 짓이다."아, 엄마! 오늘 있잖아. 현민이 오빠가 내 이름 불러줬어!""어머, 정말?""응. 친구들이랑 같이 있었는데, 내 이름만 부르면서 인사해줬다니까. 아, 완전 웃는 얼굴 너무 멋있더라."문틈으로 유나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姜賢珉.요새 유나와 새엄마 사이에서 자주 올라오는 주제다.국내 제일 기업 감성그룹.감성그룹 회장의 손자 姜賢珉.유나가 노리고 잇는 남자였다.수업료 비싼 감성고등학교에 들어간 이유는 아마도 감성그룹 회장의 손자들 중 한 명을 꼬시기 위해서 일것이다.덕분에 벌이가 시원찮은 아빠는 허리가 휜다."있잖아. 나 조만간 다시 한 번 현민이 오빠 동아리에 신청 해보려구.""이번엔 받아줄 것 같니?""모르겠어, 그치만 내 이름 기억해 주니까 분명 받아줄 거야."바보들. 감성그룹 회장의 손자가 빛만 있는 집안의 딸을 선택할 리가 없잖아.세상물정 모르는 유나는 그렇다고 쳐도, 새엄마까지 저러는 걸 보면 답이 안 나온다.'에이, 뭔 상관이야. 평생 꿈이나 꾸면서 살라지,'학교 얘기, 친구들 얘기, 姜賢珉 얘기를 한참 떠들던 가족들이 조용해진 후, 하원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밤 11시. 이 시간의 골목길이 좋다. 사람이 많지 않고 때때로 술 취한 사람의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조용한 길.자박자박, 자신의 발자국 소리가 다른 사람의 것처럼 느껴지는 기묘한 분위기가 좋다.골목을 빠져나와 상점가에 들어섰다.상점가엔 아직도 사람이 많다.술집에서 알바를 할 수는 없으니, 편이점이나 커피솝을 찾아야 한다.알바생 구한다는 전단지가 없나 기웃거리면서 돌아다니는데,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쳤다."죄송합니다"사과를 하고 지나가려는 하원의 팔을, 부딪친 상대가 붙잡았다."내가 더 미안하지.""아, 네."고개를 들자, 왕자님이 서 있었다.왕자님.앞에 서있는 소년을 표현하는 단어로 그보다 적당한 말은 없다.뽀얀 피부와 쌍커풀이 진한 또렷한 눈, 오똑한 코ㅡ 붉고 도톰한 입술과 연갈색의 고수머리.어느 어느 왕실의 왕자님 같은 화려한 외모의 소년이 하원을 응시하며 웃고 있었다.이 어두운 거리에서 미소조차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 하원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흐음, 어디 보자."왕자는 하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소의 건강을 체크하는 것 마냥 꼼곰히 검사하는 눈빛이 마음에 안 들었다."뭐 하는 거죠?""외모 검사."대놓고 검사한다고 말하니 반박할 수가 없다.
"좋았어."
왕자가 환하게 웃었다.
"내가 지금 좀 곤란한 처지에 놓였거든.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부탁?"
"오늘 밤만 여자 친구 노릇 좀 해줘. 날이 밝기 전까지는 돌려보내 줄게."
왕자의 말에 하원은 왕자의 차림새를 살펴봤다.
명품애는 관심없지만, 유나 때문에 명품을 많이 봐왔다.
왕자가 입은 옷은 외모에 걸맞게 상당히 비싸 보였다. 이 정도면 돈이 많은 놈이겠지.
하원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얼마 줄 건데요?"
왕자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떳다가 곧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싸구려였어?"
"뭐?"
"돈으로 팔 수 있는 몸이었으면 부탁 같은 거 안 해도 될 뻔했잖아."
"........."
"돈 주면 가질 수 있는 예쁜 애들 널리고 널렸어. 아무리 흉내만이라도 너 같은 싸구려를 내 옆에 둘 수는......"
덥석.
하원이 왕자의 멱살을 잡았다. 화려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 뭐하는......"
"말 함부러 하지마. 내 몸은 몇 백억을 뭐도 못 사는 몸이지만. 내가 지금 돈이 엄청 필요하거든.
내가 지금 당신한테 내 몸을 팔겠다고 하는 줄 알았어?"
"........."
"내가 팔려는 건 내 귀한 시간이야. 당신이 나한테 백억을 준대도 내 몸엔 손하나 못 대. 알아들어?"
왕자의 눈이 커졌다. 하원은 차갑게 웃으며 왕자를 놔줬다. 왕자는 굳은 표정으로 하원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이런식으로 돈을 벌려고 한게 잘못이다. 아무리 돈이 필요하다지만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안 되겠지.
하원은 왕자를 스쳐, 지나가던 길을 계속 갔다. 잠시 후, 왕자가 하원의 어깨를 붙잡았다.
"뭐야? 또 싸구려 발언하시게?"
하원의 짜증스런 질문에 왕자는 부드럽게 웃었다.
"마음에 들었어. 너, 너정도면 오늘 하루 정도는 내 옆에 있어도 되겠다."
"누구 맘대로? 내 귀한 시간을 당신 따위한테......"
"새벽 3시까지 백만 원. 당신의 귀한 시간을 할애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공주님?"
왕자가 하원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하원은 왕자의 매끄럽게 긴 손가락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입을 쩍 벌렸다.
"백......만원?"
"아, 너무 적나? 그럼삼백......"
"아니, 그게 아니라. 당신 누구야? 누군데 백만 원을 그렇게 쉽게 말해?"
"쉽다니. 귀한 시간이라면서? 귀한시간이니까 그만한 값을 치르려는 거야. 할애해 주겠어?"
하원은 미간을 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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