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이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손수건 한쪽에 수놓아진 문양을 눈치 챈 모양이로구나.
그런데 정작 라온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엉뚱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혹시 돈 많은 양반 댁 서얼?”
영이 라온의 이마를 가볍게 콩 때렸다.
“대체 이 작은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것 이냐?”
“이번에도 틀렸습니까?”
“그래. 그보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 냐?”
“귀한 손수건을 아무렇게나 쓰시니, 분명 돈은 많으신 것 같고. 그럼에도 이리 유유자 적하시니, 뭔가를 책임질 필요가 없는 홀가 분한 인생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