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고민이 됐던 지점이 있다면 어떤 지점이었을까. “분량을 어떻게 줄이느냐 였다.
이미 꽤 긴 영화가 되어버렸지만 다행히 영화가 지루하다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원작에서 좋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가져오면서도, 나는 또 두 여성만 갖고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남성들이 대등하게 비중을 차지하고 이 여자 둘을 압박해야 이야기가 더 긴장 있고 재밌게 흘러 갈 것이라고 봤다.
그러니까 네 명의 주인공을 다 보살펴야 하는 입장이 된 거고, 그럴 때 최소한의 필요한 시간이라는 게 있었다.
시간 줄이는 게 힘들었다.
” - 영화 러닝타임만 보면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반전도 있고 중간 중간에 유머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괜찮았다.
“그래서 아까운 장면들이 각본 단계에서 많이 없어졌다.
예를 들면 원작 소설에서도 처음에 숙희가 어떻게 소매치기로 살아가는 지를 묘사하는 큰 장면이 있다.
소설에서는 극장에서 사기 치는 게 있다.
나는 (그 장면을) 큰 절에서 벌어지는 연등행사를 배경으로 해서 끝단이와 숙희가 도둑이 활약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런 것도 없애야 했다.
사실 찍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