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작품을 쓸 때 예산부터 결정해놓고 시작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영화를 만들며 예산을 초과해본 적이 없다. 그간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며 다양한 플랫폼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지금 한국 영화계에서 다양한 개성의 영화들이 나오지 못하는 건, 물론 독과점 같은 것도 문제겠지만 다양한 플랫폼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30억원 영화의 제작방식을 가지고 5억원짜리 영화도 만들고, 10억원짜리 영화도 만드는데 이런 방식이 오히려 비정상 아닌가. 상업영화와 저예산영화에는 태생적으로 다른 기획이 필요하다. 감히 저예산영화 제작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데(웃음), 그건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준익 감독님이 을 나와 함께 제작하는 이유도 그래서일 테고. 하지만 당분간 같은 실험은 안 할 거다. 나도 힘들고, 스탭들도 고생이라. (웃음) 2015년 이후에 만드는 영화들은 아마 많이 다른 작품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