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들어왔어"
"웃기네. 아까부터 거기 서있었던 거 다 알거든? 뭘 엿듣고 있어? 음침하게."
"얼른 들어가라. 분위기 흐리지 말고."
새엄마가 차갑게 말했다. 아빠는 여전히 아무 표정 없다.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웅크리고 앉았다.
방에 있는 거라곤 낡아빠진 책상과 삐걱거리는 침대뿐.
옷장도, 컴퓨터도 없다.
요새는 컴퓨터로 아르바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지만, 컴퓨터가 없는 夏媛은 알바를 찾기위해 발로 뛰어야 했다.
'다들 들어가면 알바 찾으라 나가야겠다.'
이 집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시선을 보내는 주제에, 밤늦게 나가는 것 가지고는 되게 뭐라고 한다. 동네 사람들 보기 창피하다나?
하지만 夏媛의 눈에 분수에 안 맞는 명품을 두르고 다니는 宥娜가 더 부끄럽다.
중소기업에서 연봉 3천을 가까스로 받는 아빠.
아직 집 대출금도 다 못갚은 판에, 몇 백만 원짜리 신발에 몇 백만 원짜리 가방, 미련한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