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옆에서 뜨뜻하게(?!)자다가, 뺨을 때리던 빗방울에 눈을 뜰때까지만 해도... 그 비가 저렇게 폭설이 될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한치 앞이 안보이던 눈보라.
발목 넘게 푹푹 잠기게 쌓인 눈.
넘어지기를 수십번, 구르기를 수차례...
그 와중에도 짜증내기 보단 웃으면서 조심해서 잘 내려가자던 사람들...
다들 하얗게 눈범벅이 되어서는,
이런 풍경을 어떻게 예능에서 담냐며,
이게 말이 되는 일이냐며,
기막힘 반, 감탄 반...
나중에 산에서 내려와서는
스태프들한테, 우리 기막힌 눈보라 장면 찍었다고 자랑해댈때는...
이사람들 그냥 연예인이 아니구나.... 싶더라.
연예인을 가장한 우리팀 스태프들~
대부분의 스태프가 산 아래 있어서,
자칫 동요될 수 있던 분위기를 잡아주고
우린 할 수 있다며 강하고 든든하게 우리를 이끌어주던 강호동
빗소리에 제일 먼저 깨서,
장비에 비닐씌우는 걸 도와주고, 스태프들 비 맞아서 체온 내려간다고 따뜻한 코코아까지 타주던 김C
자기 핫팩 형 발 시렵다고 내주더니,
손 언다고 자기 장갑까지 벗어서 내준 이승기
전날 집짓는다고 녹초가 톱질 삽질 못질 다 하더니
되려 우리들 지치지 말라고 끊임없이 개그를 던지던 이수근,
팀을 위해 말그대로 온 몸 던지고,
필살의 파리채질로 불을 지킨 은지원.
시종일관 '이거 좋은데?'란 말로 최악의 상황을
'좋다~'로 바꾸게 해준 MC몽까지...
(상근이는 뭐하고 있던거냐!!!!!)
덕분에 힘들었다고 기억되기 보단,
참 재밌고 즐거웠던 소동이었다.
이 모든게 나에게도 '복'이라는 걸 잊지 않고 싶다.
자연도,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도...
떼쓰고 장난치고 구시렁 거리다가도
팀을 위해선 뭉치고 강해지는 멤버들도 ...
그냥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복!
근데 복이 과해서 ㅎㅎㅎ
우리 저날 겨우 사람들만 빠져나오고
장비는 5일이 지난 다음에야 꺼낼 수 있었다.
그것도 우리 진행팀이 다 달라 붙어서
삽으로 일일이 길을 내어서 겨우...!
다들 너무 고생해서,
참 힘들었지만, 참 즐거웠던(?!!!) 촬영이었단 소리도 못할 지경...
이지만 ^^; 좋은것만 기억하자고;;(좋은게 좋은거 ^^;)
다 복이려니~ 생각하세요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