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적이고 현대적인 배경인 작품만 하다가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새로웠다. 잘 정돈된 후견인의 서재, 아가씨의 침실, 일본식 가옥 등 시대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촬영 현장에서 연기하는데 굉장히 연극적인 느낌을 받았다. 동선도 정확히 지켜졌다. 물론 때로는 감독님이 내가 하고 싶은대로 연기하게끔 놓아뒀다. 그래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다. 컷을 하지 않기에 물었더니 너무 좋아서 그랬다고 하더라.(웃음) 침대 위에서 일본어로 대사하는 장면이 있었다. 꽤 긴 대사였다. 귀엽게도 해보고, 진지하게 해보기도 했다. 나름대로 연습을 많이 했는데 최종 편집에서 빠졌더라. 그럴거면 처음부터 찍지말든지. (웃음)”
박찬욱 감독은 촬영이 들어가기 전 꼼꼼하게 준비했다. 김민희는 현장에서 시나리오에 있는대로 연기했다. 정확한 동선에 따라 움직였다. 베드신도 마찬가지였다. 카메라와 상대역인 김태리만 있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아가씨 캐릭터도 흥미로웠다. 박찬욱 감독님의 전작이 독특하고 재밌어서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출연을 결정한 뒤 베드신이 보였다. 고민했지만 끌림대로 갔다. 베드신은 영화의 한 장면이지 전체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