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처음 염두에 두었던 책 제목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었다. 100세까지를 계절에 빗대어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어느새 4년이 흘렀다. 예전 같으면 여러 권을 냈을 법한 긴 시간 동안 새 책을 출간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2년 이상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이 과연 세상에 필요한지, 내가 이 책을 낼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이제 곧 인생의 가을로 접어드는 내가 차가운 인생의 겨울을 이야기하는 것이 오만이 아닌지, 내 자녀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면서 따스한 봄을 노래하는 것이 거짓은 아닌지 걱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