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요새 머리카락이 왜 그래 빠지노"
신랑이 툭 내뱉는다.
"몰라 쓰던 샴푸를 안써서 그런가"
"비싸봐야 샴푸가 샴푸지 사라 고마"
"알았다......"
샴푸 핑계를 댓지만 내심 '나도 이제 나이 먹는가보다' 싶은게 맘이 꿀렁꿀렁하다.
12월이 지나면 한살 더 먹네.
또래에 비해 흰머리도 없고 주름살도 적었었는데
방심하다 한꺼번에 왕창 늙는건 아닌지...:-/
주부의 알뜰함은 온데간데없고 과감하게 고가의 샴푸를 지르고 나온다.
어차피 흘러 가는 인생.
나이 먹는것에 두려워하지말자.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지워 나가며
체념을 배우는 일이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내가 영원히 소유할수 없는 것들을
인생에서 쓸쓸히 지워 나가며
스스로에게 체념을 가르치는 일이다.
해를 거듭하며
나이를 먹으며
깨달아야 하는것은,
아무것도 가지고 갈수 없기에
아무것도 소유하지 말라는
지극히 간소한 삶의 정답.
생의 끝까지 가지고 가면
결국 제 스스로 힘들고야마는
지극히 간소한 삶의 정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