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 물류 부문의 선진 모델을 구현한 도매유통회사 사례를 소개
했을 때에도 “우리 모델과는 좀 다른데…….”라는 답변을 들었다.
물론 소매업과 도매업은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물류 부문의 혁신
은 도·소매업이 모두 풀어야 할 하나의 숙제이다.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는 언론사 고객에게 유럽 미디어 회사의 혁신 사례를 소
개했을 때에도 마지막에는 “우리의 현실과는 좀 다르네요.”라는
말을 들었다. ‘디지털 혁신’이라는 큰 궤를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한국과 유럽의 지역적·사회적 특성 차이만을 보는 것이다. 은행
고객은 비슷한 은행의 사례만 찾고, 증권사 고객은 증권사 사례에
만 집착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고객’을 이야기하고, ‘혁신’과 ‘신사
업 모델’을 꿈꾼다. 이러한 반응은 실무자나 임원, 최고경영자까지
모두 동일하다. 본인이 이제까지 경험한 패러다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이건 아닌데’, ‘우린 다른데’라고 생각한다. 산업의 경계
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세계 경제가 한 덩어리로 움직인 지는 벌
써 10년도 더 넘었다.
모든 영업은 ‘고객’과 ‘시장’으로 귀결된다
한때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팔 수 있어야 진짜 영업자다’라는 말
이 유행했다. 한대 기후인 알래스카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혀 필요
하지 않을 법한 냉장고를 팔 줄 알아야 진정한 영업자라는 의미이
다. 내가 영업을 시작한 30년 전에도 이 말이 영업을 가장 잘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