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익산 왕궁리에서 백제시대 공중화장실이 발견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화장실터가 조사된 것은 익산 왕궁리유적이 최초입니다. 이러한 ‘화장실 고고학’은 화장실 터의 토양분석으로 고대인의 배설물을 조사하여 그 결과로 당대인들의 건강 상태와 식생활 환경 등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감염된 기생충의 분석을 통해 집단생활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형화장실은 좁은 수로를 통해 석축배수로와 연결되어 있어 화장실 내부의 오수가 일정하게 차게 되면 수로로 배출되는 정화조와 같은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대형화장실의 크기는 동서길이 10.8m, 남북폭 1.7~1.8m, 깊이 3.4m입니다. 또한 내부에서 나무기둥을 박아 공간을 구획하였고, 각 칸의 바닥에는 웅덩이가 파여져 있어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공동화장실로 추정됩니다.
화장실 내부의 벽면은 점토로 덧발라 내용물이 밖으로 빠져나가거나 외부의 지하수가 침투되는 것을 방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화장실 내부의 하층인 유기질층에서는 화장실임을 알려주는 기생충과 뒤처리용 나무막대가 확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