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님과의 작업이 어땠길래, 초록색이 떠오를까요.
하정우: 친근하세요. 친구와 이야기 하는 느낌도 가끔 들어요. 어렵거나, 격식을 따지지는 않아요. 그리고 감독님도 수줍어하는 성격이 있어요. 저도 수줍음이 많거든요. ‘아가씨’ 캐스팅이 된 직후였어요. 감독님이 “식사나 한 번 합시다” 하면서 종로에 위치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하나를 예약하시더라고요. 강남 촌놈인 저에겐 낯선 동네였죠.(웃음) 가봤더니, 굉장히 큰 룸이었어요. 큰 방에 둘이 마주보고 앉아 있는데 되게 힘들더라고요. 뻘줌하고. 밥을 먹다가 둘이서 찾아낸 해법이 ‘전계수 감독을 부르자’였어요. 박 감독님과는 친한 후배고, 저도 작품을 함께 했으니까요. 전계수 감독님이 오시면서 분위기가 유해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