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것이 아니라.......”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 보모상궁이 눈동 자를 황급히 돌렸다.
“이상한가 보네."
두 시진이나 산보를 하고 있으니 이상하지 않을 리 없다.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어째서 이러는 거야? 설마, 아직 그 녀석에게 미련이 남은 것이야?
“아니, 난 그저 그 녀석의 비천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네?"
명온의 혼잣말에 보모상궁이 미련하게 눈을 끔뻑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고개를 흔든 명온 공주가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걷는 방향이 처소가 있는 창경궁 쪽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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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디로 가시는 것인지 감히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두 시진이나 계속 된 산보의 충격에서 아 직 헤어 나오지 못한 보모상궁이 해쓱해진 얼굴로 다급하게 물었다.
“산보는 아니야.”
걱정 말라는 투로 명온이 말했다.
“그, 그렇사옵니까? 그럼 어디를.......”
“잠시 가볼 데가 생겼어."
“어딜 말이옵니까?"
보모상궁이 종종걸음 치며 물었지만 명온은 대답대신 빠른 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