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보다 더 위험한 것을 알고 있었어. 바로 세이렌 요정의 유혹이
었지.
아름다운 바다 요정 세이렌의 노래에 넋을 잃은 수많은 선원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야. 선원들의 넋
을 송두리째 빼앗아 난파시키는 세이렌의 유혹에 맞서서 오디세우
스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또 자네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에 담긴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던 나
는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오디세우스는 모든 선원들이 세이렌의 노랫소리를 듣지 못하도
록 귀를 밀랍으로 틀어막아버렸지. 그다음 자신의 몸을 돛대에 꽁꽁
묶도록 지시했다네. 오디세우스는 바다 요정 세이렌의 노래를 너무
나 듣고 싶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한 번 유혹에 홀리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에 몸을 고정한 것이지. 자신을 믿지 않은 오디세우스는 지혜로운
선택을 한 셈이야. 밀랍과 밧줄이라는 고정옵션으로 유혹을 절묘하
게 피한 것이지.
오디세우스는 감정에 쉽사리 휘둘리는 심리시스템을 강제로 통
제함으로써 유혹에 빠지지 않은 거라네.”
나는 부자 멘토의 설명에 무릎을 쳤다. 며칠 전 간단한 산수 문제
도 틀렸던 나였기에, 현명한 선택으로 마음을 통제한 오디세우스가
정말 위대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