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달력을 볼 일이 없다 출근길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출근길은 그저 출근길일뿐 계산기를 두드리며 머리를 싸매는 시간 또한 없다 고작 일 년인데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일년 전 나의 도전정신은 8:45
2. 출퇴근길에(라기보단 이 동네엔) 뉴월드따위도 없다 포스퀘어뿐 흐규. 매일같이 들락거렸는데 요즘은 어쩐지 갈 일이 많이 없다 근데 내 돈은 다 어디에...
3. 작년엔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그냥 가고있는 것 같다 외롭지도 않고 떠나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출근하고 일하고 웃고 떠들고 밥먹고 커피 찌든내와 함께 퇴근하고 씻고 저녁 해먹고 누워있다 잠들고 하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4. 학교를 그만 둔 것도, 나와서 산 것도, 돈을 벌고 모으고 그렇게 뉴질랜드에 와서 어찌저찌 지금까지 지내고 있는 것도 이제는 사실 그렇게 특별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어떤 결심을 했고 어떤 마음으로 지내왔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5. 이렇게 살다 가겠지 하는 생각이 어느순간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이게 다음 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 했지만 지금 나에겐 딱히 이렇다 할 계획도, 계획을 세울 마음도 없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할 일이지만 딱히 슬프지도 않다
6. 어찌 보면 굉장한 변화다 안주하는 삶의 결과인가 아니면 그저 게으른 것 뿐인가
7. 다 개소리고 그냥 잠이나 자는게 낫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틀간의 휴일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