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마음에도
구멍은 생기나보다.
느닷없는 순간에
찬 바람같은 형체없는 '그리움'이
불어 들어왔다.
정확히 어느 시절의 어느 때를 그리워 하는지
어느곳의 무엇을 혹은 누구를 그리워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좋을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그리워 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라는 것은
그 추억이 내 속에서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기억되고 있던지간에
그 추억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던지, 슬프게 만들던지간에
혹은, 그 추억이 나의 고단한 현실의 비겁한 도피처가 될지언정
그 것이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 허상虛像일지라도
잠시나마 돌아가 쉴 곳이 있다라는 것은
마땅히 감사해야 할 일인듯 하다.
기억의 흐릿함이 가져다주는 애틋함. 애틋함이 가져다주는 그리움.
이제 더 이상은 공유하거나 소유할 수 없는
너와 나의 머리속에만 존재할 그 추억.
너와 내가 없으면 더 이상
허상虛像의 형태로 조차 존재하지 않을 기억들
이로서 이 허상虛像의 기억들은 생명을 갖는구나
저 불빛속 어딘가에 흩어져있는 기억의 조각들.
그 것이 어떤 기억이든,
기억이 날 때까지는
'그래, 그런일이 있었지'라는 사실 조차
기억하지못하며 살아야할텐데...
기억하지 못하면 슬프거나 기쁠일도 없을것 같은데
어째 그게 아닌것 같다.
이게 실체없는 그리움.
나의 삶의 장소에서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살면서 가끔은 맞춰보겠지만
전부는 아니겠지.
우리는 같은 장소를 공유하며 살지만, 그 장소에는 공유되지 않는 수만가지 추억들이 있지
내가 일생을 살면서 한번도 기억해내지 못할 기억들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겠지만
그래도 함께 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