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항검의 집, 중철의 방 / 밤
중철과 순이, 서로를 으스러지게 앉는다.
중철, 순이의 옷고름을 풀기 시작하는데
순이의 가슴 치마끈에 꽂혀있는 십자고상을 보는 순간,
갑자기 천둥 벼락이 치고, 천정에 걸어 놓은 대발이 떨어진다.
중철, 순이, 그 소리에 놀라며 서로에게서 떨어진다.
중철, 방문을 열고 도망치듯 나가는...
순이, 일어나 옷을 추스르고는 십자고상을 끌어안으며
순이성모여! 이 비천한 딸은 연약하옵니다. 부디 이 유감(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
순이, 예수, 마리아, 요셉을 부르며 십자고상을 가슴에 문지르는.
S#2. 항검의 집, 중철의 방 밖 / 밤
맨발의 중철, 쏟아지는 빗속을 뛰쳐 가다가 무릎을 꿇고 땅에 엎어진다.
나약한 자신에 대한 자책감, 천주님에 대한 배반감, 순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장대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괴로워하던 중철...
소리 지르다 하늘을 쳐다보며 울부짖는...
중철천주님! 제가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천주님...
중철, 다시 엎드려 흐느끼는...
S#3. 항검의 집, 중철의 방 문 앞 / 밤
반쯤 열린 문 앞에 서 있는 순이
중철이 안타까워 고개 돌려 숨죽여 흐느껴 우는...
점례, 이 모습을 마음 아프게 지켜보고 있는...
S#4. 항검의 집, 후원 / 낮
항검, 하늘을 올려다보며 서 있는
순이, 항검 곁으로 다가가는...
순이아버님! 찾아 계십니까?
항검(돌아보며) 그래, 왔느냐?
순이...
항검 요사이 요한이가 아이들 교리를 자주 거르고 문 밖 출입이 잦더 구나.
순이(말없이 고개 숙이는)
항검 (짐작하고 있는) 요한이가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이냐?
순이...
항검 (혼잣말처럼) 힘이 들 테지...
순이 송구합니다. 아버님.
항검 그건 너희들의 몫이다. 어느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다는 거 알지 않느냐?
순이 예, 아버님. 하오나...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항검 그것 또한 너희들이 짊어진 십자가다. 그런 너희를 지켜봐야 하는 내 십자가 이듯이 말이다.
순이...
항검 견디거라. 요한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아이 때문에 너희 부부를 탓하는 할머니의 역정도...
소슬 바람에 흔들리는 네 마음까지도...
그러다 보면 커다란 바위가 모래알이 되어 부서져 내리는 날이 올 것이다.
순이 예, 아버님.
S#5. 항검의 집, 중철의 방 밖 / 밤
방문 지창에 비친 기도하는 순이의 모습을 보고 서 있는 중철
차마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는지 그대로 돌아서는...
S#6. 항검의 집, 중철의 방 / 밤
순이, 기도서를 읽으며 중철을 기다리는...
중철, 들어오는데 술에 취해 비틀거린다.
순이, 중철을 부축하려는데
중철, 순이의 손길을 제지하고는 털썩 앉으면...
순이 오라버니!
중철...
순이 그러다 몸이라도 상하실까 염려됩니다.
중철 (한숨 내쉬며) 하지만...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이 방에 들어올 용기가 나지 않소.
(가슴 두드리며) 왜 이리 답답한지 모르겠소. 미칠 것만 같소.
이런 못난 내가 동정으로 살겠다고 했는지...
(자조적으로) 첨례를 행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정말...
어린 내 눈에 비친 아버지의 모습은 마치...
(인서트)
1부 S#6 첨례을 행하는 항검의 모습.
1부 S#7 항검을 따라 첨례하는 걸 흉내 내는 어린 중철.
중철 어찌하면... 어찌하면 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
(가슴 쥐어뜯는) 내가 싫습니다. 내가 밉습니다.
순이, 중철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다 거두는...
중철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한참 보고 있는...
순이 오라버니의 아녀자로 살고 싶다는 욕망을 품은 제가 죄인입니다.
중철...
순이 차라리 절 탓하세요. 오라버니를 유혹에 빠지게 한 건 바로 저에요.
죄 많은 절... (흐느끼는)
중철 아니오. 루갈다! 내 탓이요. 바로 내 탓입니다.
다시는 다시는... 루갈다를 힘들게 하지 않을 테니...
그만 눈물을 거두시오. (가슴을 움켜쥐며)
루갈다 지금 이순간부터 내 심장을 주님께 맡길 것이오.
순이 오라버니!
S#7. 항검의 집, 기도 방 / 아침
(인서트)
여명이 밝아오는 항검의 집 전경
순이,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묵주를 손에 감고 들어오는 중철, 한결 편안해진 얼굴이다.
순이 속이 불편하시지는 않으십니까?
중철 (무안해 하며) 고맙소. 루갈다.
순이 제게 고마워하실 일이 아니지요. 천주님께서 그리 물어보라 하셨습니다.
중철 (보는) ...
순이 (놀리듯) 미운 짓 하는 내 아들 요한이를 잘 좀 봐 달라고요.
중철 천주님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입니까?
순이 허면... 천주님께서 오라버니를 날마다 예쁘다만 하시는 줄 아셨습니까?
중철...
순이 어른들께 문안도 며칠씩 안 드리지. 기도도 안하시지...
그것 뿐 입니까? 아이들 교리도 빼먹으셨지...
어디 한두 가지입니까?
중철, 순이의 얼굴을 보며 민망한 듯 웃는다.
중철 허면... 천주님께서 지금도 절 밉다 하실까요?
순이 (냉큼) 예. 지금도 밉다 하십니다.
중철 (무안한)
순이 (눈치 살피다) 하지만... 염려하지 말라 하십니다.
미운 것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가늠 할 수 없이 더욱 크시다고... (웃는다)
중철과 순이, 서로 마주보며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다.
S#8. 항검의 집, 마당 / 낮
빨래 감을 들고 우물가로 가던 순이와 점례.
중철, 문철, 아이들(점이, 섬이, 일석)과 함께 교리를 하는 모습을 본다.
순이,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S#9. 항검의 집, 복남댁의 방 / 밤
복남댁, 아픈 배를 붙들고 있는...
복남댁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노복남 그러게. 작작 좀 먹어쌌지. 욕심 부릴때부터 알아봤당게
복남댁 (인상 쓰며) 인제사 그 말이 뭔 소용이랑가요. 그때 말렸어야지.
노복남 임자는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잖어.
복남댁 (방바닥 구르며) 아이고, 나죽네.
순이(E) 약 다려 왔어요. 문 좀 열어봐요.
복남댁 (더 큰소리치는) 아이고, 아이고...
노복남 (눈 흘기며 문 여는, 순이에게) 아씨!
순이 (약사발 노복남에게 건네주며, 복남댁에게)
이틀은 고생해야 낫는다니까 약 잘 먹고,
푹 쉬면서 조리 잘해요.
노복남 (황송해 하며) 아씨! 저희 같은 것들헌티... 고맙구만이요.
복남댁 (순이 가면 얼른 약사발 비우는)
S#10. 항검의 집, 마루 / 낮
순이, 마당의 빨랫줄에 널린 기저귀와 이불을 걷는데
복남댁, 주변을 살피며 다가오는...
복남댁 아이고, 아이고 아씨! 지가 헐것인디요.
순이 (웃으며) 속은 좀 괜찮아요?
복남댁 야. 아씨가 지극정성으루다 달인 약 한방울두 냉기지 않구
다 먹었드니 거뜬하요.
종년 팔자도 타고 나는 것이라고 허는디..
요로코럼 부자집에 살믄서 밥걱정 안 혀... 아프면 약 지어다 주지.
천한 지덜이 뭔 복인지 모르겠으라우.
순이 사람은 여자와 남자만 있을 뿐 천하고 귀한 사람은 없어요.
천주님이 주신 생명은 다 귀하고 귀한 것입니다.
복남댁 (눈치 보며) 그렇게 말씸 하시니께 허는 말인디요.
아씨... 암만혀도 먼저 드린 것이 효험이 읍는 것 같아서라우,
지가 이번엔... 딱 한방에 맥히는 걸루다.(의미: 효과가 있는 걸로..)
복남댁, 치마 섶에서 뭔가를 꺼내 순이에게 다가와 쥐어준다.
순이, 받아든 것을 보면 먼저와 비슷한 부적이다.
S#11. 항검의 집, 신희부인 방 앞 / 낮
신희 부인 방 앞을 지나는 순이
자지러지게 웃는 남자와 아이소리가 들린다.
보면, 중철과 장난치고 있는 막내시동생(일문)이다.
중철, 막내 동생을 안고 웃는데 웃음소리가 호탕하다.
순이, 그 모습에 마음이 왠지 쓸쓸해진다.
항검, 외출에서 들어오다 순이가 중철을 보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보는.
S#12. 항검의 집, 항검의 방 / 낮
항검과 관검,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
신희부인, 찻상을 들고 들어오고 뒤이어 중철이 들어온다.
찻잔에 차를 따라 항검의 서안에 올려놓는다.
중철, 조용히 자리한다.
신희부인 (항검 살피며) 무슨 걱정이 있으십니까?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관검 한양에서 오가작통법으로 많은 교인들이 잡혀가고 있답니다.
신희부인 (놀라) 허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관검 이곳은 아직 조용합니다만... 금방 소문이 퍼지겠지요.
그러면 곧 관군들이 미쳐 날뛸 것입니다.
신희부인(항검에게) 아이들이라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하지 않겠습니까?
항검(엄하게) 경거망동 하지 마시오.
신희부인 하지만...
항검 세상 어디를 간들 안전한 곳은 없소. 천주님께서 함께 하시는데
뭐가 겁나는 거요. 그러니 그런 말은 다시는 입 밖에 내지 마시오.
중철 남인들 중에 교인들이 많다 들었는데 어찌 이 지경에 이른 것입니까?
관검 바로 그 때문이다. 벽파가 대비를 움직인 것이야.
오랜 숙원이였던 남인의 시파를 숙청하기 위해
천주교인들을 탄압하는 것으로 명분을 삼은 거 아니겠느냐?
중철 그럼, 이제 어찌되는 것입니까?
항검 나라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쉬쉬하고 있지만
한사람의 고변자가 생기게 되면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올 것이다.
오가작통법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도 생길 것이고
많은 이들이 관아에 끌려가 문초를 받을 것이다.
관검, 중철, 신희부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시름에 잠긴다.
S#13. 항검의 집, 중철의 방 / 밤
중철, 순이와 대발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누워있는...
순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는...
(플래시 컷)
2부, S#13. 중철이 막내 시동생(일문)을 안고 웃는 모습
1부, S#12. 복남댁이 전해준 부적을 보고 있는 순이
복남댁(E) 아들 쑥쑥 낳는 비법이 들었슨께
서방님 속 꼬쟁이에 매다쇼, 이잉
순이, 뒤척이다 일어나 앉는..
중철(E) 루갈다! 왜, 잠을 이루지 못하오?
순이(대발 건너에 있는 중철을 보며) 저 때문에 깨신 것입니까?
중철 아니오. 나도 아직 잠들지 않았했소.
순이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버님께서도 안색이 좋지 않으시던데...
중철 별일 아니니 누이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오.
그보다 내일은 내게 시간을 좀 내주지 않겠소? 누이와 꼭 가야할 곳이 있소.
순이(궁금한) 어디를 말씀입니까?
중철 가보면 루갈다도 좋아할 거요.
S#14. 들길 / 낮
중철, 순이와 나란히 걷고 있는...
순이, 궁금한 얼굴로 중철을 보는
순이 어디를 가시는지 말씀 안 해주실 겁니까?
중철(웃음기 어린 얼굴로) 미리 말 해주면 재미가 없지요.
순이(웃으며) 이럴 때는 꼭 어린아이 같으십니다.
중철(앞에 언덕 가리키며) 저기만 넘으면 되오. 아, 잠깐...
중철, 순이에게 작은 띠를 건네주는...
순이(의아하게 보며) 무엇입니까?
중철(순이 눈 가리며) 누이와 술래잡기 할 거요.
순이(우습기도 하고 놀라기도 해) 네? 오라버니~
중철, 순이의 눈 가린 띠를 묶으면...
순이, 중철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는...
중철(호탕하게 웃다 장난스럽게) 자아~~이제 손을 내미시지요, 부인.
순이, 안심하고 두 손을 내미는데 떨리는...
S#15. 매화동산 / 낮
순이, 두 눈을 가린 채 중철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
중철, 부부지만 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기에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어야 하는...
중철, 걸음을 멈추자 순이도 따라 멈춘다.
순이(냄새 느끼며 큼큼 거리는) 이게 무슨 향입니까?
중철, 순이의 눈을 가린 띠를 푼다.
순이, 조심스럽게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는...
커진 눈과 함께 탄성이 절로 나오는...
주위가 온통 하얀 매화꽃으로 넘실거리며 매화 꽃잎이 바람에 분분히 날리는.
순이(감격한) 세상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중철 가꾸는 이도 없는데 제철만 되면 이렇게 하얀 꽂을 피웁니다.
순이(감탄하며) ... 마치... 천국 가는 길 같습니다.
중철, 좋아하는 순이 보며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중철(망설이다) 누이, 집에 돌아가면 옆방으로 내 짐을 옮길까 하오.
순이(잠깐 멈칫하는)
중철(애절하지만, 단호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오.
저 높은 곳에 계시는 천주님을 더욱 사랑하기 때문이
S #1。一個房間的埠,鞍式裝訂/夜鞍式裝訂和 AB,將彼此。鞍式裝訂,其次是衣服開始鬆動膿AB 裙子丁字褲乳房看十字架和插入獎,所有的突然雷聲,迅雷,走到腳設定的上限。鞍式裝訂,AB,在 nolramyeo 從彼此的聲音。鞍式裝訂,拉扯的開此次訪美似乎跑掉...義,衣服拖交叉進行抓地力和贏得這一獎項,和AB 處女!這卑微的女兒是軟的。請把這個遺憾 (誘惑) 殺害。"AB,耶穌,瑪麗,約瑟和跨擦上胸部獎。S #2。掛出的房子,房間劍鞍式裝訂/夜赤腳的鞍式裝訂,跑出雨澆,跪在地上匍匐。為自己,為耶和華的意識淡薄是悔恨的被出賣了,抱歉,其次是悔恨的讓傷害了任何地方對比鞍式裝訂成......凝視著天空哭出聲音......鞍式裝訂布主!我為什麼你嗎?1000 主...鞍式裝訂下來再一次,哭......S #3。房子,前門的鞍式裝訂/夜的房間的一部分其次是站在半開的門鞍繡這喪服和哭泣的居民回來......點,生病看這...S #4。房子,一部分贊助/天抬頭看著天空劍,站在埠上到達劍,其次是...AB 茨!找到?埠檢查 (回頭看) 是嗎?簡稱。掛劍約翰兒童之間 — — 過濾出這扇門進入更經常的學說。AB (精益和沒有盡頭)掛劍 (估計值) 會有很多困難,約翰?簡稱。埠 (獨白) 檢查困難 te...緊接著,昔日。植樹節。掛你分享那把劍。沒有人能知道,而不是嗎?父啊,是 AB。郝我。.山雀是這樣病了。埠檢查它還你們帶著十字架。你是我的十字架話說。簡稱。掛劍願意忍受。約翰是痛苦甚至到...孩子們因為你夫婦指責奶奶的站。你的大腦也在小板與風中搖曳......其次,如果你看看那塊大石頭被一粒沙子將轟然倒塌。父啊,是 AB。S #5。掛出的房子,房間劍鞍式裝訂/夜訪問要禱告透過窗戶看見站跟著鞍式裝訂的外觀我不應該有勇氣走進熊從字面上...S #6。一個房間的埠,鞍式裝訂/夜義,一本祈禱書,等待 jungceoleul...鞍式裝訂,醉醺醺,令人震驚。義,jungceoleul 如果你想要緊緊抓住중철, 순이의 손길을 제지하고는 털썩 앉으면...순이 오라버니! 중철...순이 그러다 몸이라도 상하실까 염려됩니다.중철 (한숨 내쉬며) 하지만... 술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이 방에 들어올 용기가 나지 않소. (가슴 두드리며) 왜 이리 답답한지 모르겠소. 미칠 것만 같소. 이런 못난 내가 동정으로 살겠다고 했는지... (자조적으로) 첨례를 행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정말... 어린 내 눈에 비친 아버지의 모습은 마치...(인서트)1부 S#6 첨례을 행하는 항검의 모습.1부 S#7 항검을 따라 첨례하는 걸 흉내 내는 어린 중철.중철 어찌하면... 어찌하면 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 (가슴 쥐어뜯는) 내가 싫습니다. 내가 밉습니다. 순이, 중철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다 거두는...중철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한참 보고 있는...순이 오라버니의 아녀자로 살고 싶다는 욕망을 품은 제가 죄인입니다. 중철...순이 차라리 절 탓하세요. 오라버니를 유혹에 빠지게 한 건 바로 저에요. 죄 많은 절... (흐느끼는)중철 아니오. 루갈다! 내 탓이요. 바로 내 탓입니다. 다시는 다시는... 루갈다를 힘들게 하지 않을 테니... 그만 눈물을 거두시오. (가슴을 움켜쥐며) 루갈다 지금 이순간부터 내 심장을 주님께 맡길 것이오.순이 오라버니! S#7. 항검의 집, 기도 방 / 아침(인서트)여명이 밝아오는 항검의 집 전경순이,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는데묵주를 손에 감고 들어오는 중철, 한결 편안해진 얼굴이다.순이 속이 불편하시지는 않으십니까?중철 (무안해 하며) 고맙소. 루갈다. 순이 제게 고마워하실 일이 아니지요. 천주님께서 그리 물어보라 하셨습니다.중철 (보는) ...순이 (놀리듯) 미운 짓 하는 내 아들 요한이를 잘 좀 봐 달라고요.중철 천주님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입니까?순이 허면... 천주님께서 오라버니를 날마다 예쁘다만 하시는 줄 아셨습니까?중철...순이 어른들께 문안도 며칠씩 안 드리지. 기도도 안하시지... 그것 뿐 입니까? 아이들 교리도 빼먹으셨지... 어디 한두 가지입니까?중철, 순이의 얼굴을 보며 민망한 듯 웃는다.중철 허면... 천주님께서 지금도 절 밉다 하실까요?순이 (냉큼) 예. 지금도 밉다 하십니다.중철 (무안한)순이 (눈치 살피다) 하지만... 염려하지 말라 하십니다. 미운 것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가늠 할 수 없이 더욱 크시다고... (웃는다)중철과 순이, 서로 마주보며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다.S#8. 항검의 집, 마당 / 낮빨래 감을 들고 우물가로 가던 순이와 점례.중철, 문철, 아이들(점이, 섬이, 일석)과 함께 교리를 하는 모습을 본다.순이,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S#9. 항검의 집, 복남댁의 방 / 밤복남댁, 아픈 배를 붙들고 있는...복남댁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노복남 그러게. 작작 좀 먹어쌌지. 욕심 부릴때부터 알아봤당게복남댁 (인상 쓰며) 인제사 그 말이 뭔 소용이랑가요. 그때 말렸어야지.노복남 임자는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듣잖어.복남댁 (방바닥 구르며) 아이고, 나죽네.순이(E) 약 다려 왔어요. 문 좀 열어봐요.복남댁 (더 큰소리치는) 아이고, 아이고... 노복남 (눈 흘기며 문 여는, 순이에게) 아씨!순이 (약사발 노복남에게 건네주며, 복남댁에게) 이틀은 고생해야 낫는다니까 약 잘 먹고, 푹 쉬면서 조리 잘해요.노복남 (황송해 하며) 아씨! 저희 같은 것들헌티... 고맙구만이요. 복남댁 (순이 가면 얼른 약사발 비우는)S#10. 항검의 집, 마루 / 낮순이, 마당의 빨랫줄에 널린 기저귀와 이불을 걷는데복남댁, 주변을 살피며 다가오는...복남댁 아이고, 아이고 아씨! 지가 헐것인디요.순이 (웃으며) 속은 좀 괜찮아요? 복남댁 야. 아씨가 지극정성으루다 달인 약 한방울두 냉기지 않구 다 먹었드니 거뜬하요. 종년 팔자도 타고 나는 것이라고 허는디.. 요로코럼 부자집에 살믄서 밥걱정 안 혀... 아프면 약 지어다 주지.
천한 지덜이 뭔 복인지 모르겠으라우.
순이 사람은 여자와 남자만 있을 뿐 천하고 귀한 사람은 없어요.
천주님이 주신 생명은 다 귀하고 귀한 것입니다.
복남댁 (눈치 보며) 그렇게 말씸 하시니께 허는 말인디요.
아씨... 암만혀도 먼저 드린 것이 효험이 읍는 것 같아서라우,
지가 이번엔... 딱 한방에 맥히는 걸루다.(의미: 효과가 있는 걸로..)
복남댁, 치마 섶에서 뭔가를 꺼내 순이에게 다가와 쥐어준다.
순이, 받아든 것을 보면 먼저와 비슷한 부적이다.
S#11. 항검의 집, 신희부인 방 앞 / 낮
신희 부인 방 앞을 지나는 순이
자지러지게 웃는 남자와 아이소리가 들린다.
보면, 중철과 장난치고 있는 막내시동생(일문)이다.
중철, 막내 동생을 안고 웃는데 웃음소리가 호탕하다.
순이, 그 모습에 마음이 왠지 쓸쓸해진다.
항검, 외출에서 들어오다 순이가 중철을 보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보는.
S#12. 항검의 집, 항검의 방 / 낮
항검과 관검,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
신희부인, 찻상을 들고 들어오고 뒤이어 중철이 들어온다.
찻잔에 차를 따라 항검의 서안에 올려놓는다.
중철, 조용히 자리한다.
신희부인 (항검 살피며) 무슨 걱정이 있으십니까?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관검 한양에서 오가작통법으로 많은 교인들이 잡혀가고 있답니다.
신희부인 (놀라) 허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관검 이곳은 아직 조용합니다만... 금방 소문이 퍼지겠지요.
그러면 곧 관군들이 미쳐 날뛸 것입니다.
신희부인(항검에게) 아이들이라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하지 않겠습니까?
항검(엄하게) 경거망동 하지 마시오.
신희부인 하지만...
항검 세상 어디를 간들 안전한 곳은 없소. 천주님께서 함께 하시는데
뭐가 겁나는 거요. 그러니 그런 말은 다시는 입 밖에 내지 마시오.
중철 남인들 중에 교인들이 많다 들었는데 어찌 이 지경에 이른 것입니까?
관검 바로 그 때문이다. 벽파가 대비를 움직인 것이야.
오랜 숙원이였던 남인의 시파를 숙청하기 위해
천주교인들을 탄압하는 것으로 명분을 삼은 거 아니겠느냐?
중철 그럼, 이제 어찌되는 것입니까?
항검 나라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쉬쉬하고 있지만
한사람의 고변자가 생기게 되면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올 것이다.
오가작통법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도 생길 것이고
많은 이들이 관아에 끌려가 문초를 받을 것이다.
관검, 중철, 신희부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시름에 잠긴다.
S#13. 항검의 집, 중철의 방 / 밤
중철, 순이와 대발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누워있는...
순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는...
(플래시 컷)
2부, S#13. 중철이 막내 시동생(일문)을 안고 웃는 모습
1부, S#12. 복남댁이 전해준 부적을 보고 있는 순이
복남댁(E) 아들 쑥쑥 낳는 비법이 들었슨께
서방님 속 꼬쟁이에 매다쇼, 이잉
순이, 뒤척이다 일어나 앉는..
중철(E) 루갈다! 왜, 잠을 이루지 못하오?
순이(대발 건너에 있는 중철을 보며) 저 때문에 깨신 것입니까?
중철 아니오. 나도 아직 잠들지 않았했소.
순이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버님께서도 안색이 좋지 않으시던데...
중철 별일 아니니 누이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오.
그보다 내일은 내게 시간을 좀 내주지 않겠소? 누이와 꼭 가야할 곳이 있소.
순이(궁금한) 어디를 말씀입니까?
중철 가보면 루갈다도 좋아할 거요.
S#14. 들길 / 낮
중철, 순이와 나란히 걷고 있는...
순이, 궁금한 얼굴로 중철을 보는
순이 어디를 가시는지 말씀 안 해주실 겁니까?
중철(웃음기 어린 얼굴로) 미리 말 해주면 재미가 없지요.
순이(웃으며) 이럴 때는 꼭 어린아이 같으십니다.
중철(앞에 언덕 가리키며) 저기만 넘으면 되오. 아, 잠깐...
중철, 순이에게 작은 띠를 건네주는...
순이(의아하게 보며) 무엇입니까?
중철(순이 눈 가리며) 누이와 술래잡기 할 거요.
순이(우습기도 하고 놀라기도 해) 네? 오라버니~
중철, 순이의 눈 가린 띠를 묶으면...
순이, 중철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는...
중철(호탕하게 웃다 장난스럽게) 자아~~이제 손을 내미시지요, 부인.
순이, 안심하고 두 손을 내미는데 떨리는...
S#15. 매화동산 / 낮
순이, 두 눈을 가린 채 중철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
중철, 부부지만 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기에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어야 하는...
중철, 걸음을 멈추자 순이도 따라 멈춘다.
순이(냄새 느끼며 큼큼 거리는) 이게 무슨 향입니까?
중철, 순이의 눈을 가린 띠를 푼다.
순이, 조심스럽게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는...
커진 눈과 함께 탄성이 절로 나오는...
주위가 온통 하얀 매화꽃으로 넘실거리며 매화 꽃잎이 바람에 분분히 날리는.
순이(감격한) 세상에 이런 곳이 있으리라고는...
중철 가꾸는 이도 없는데 제철만 되면 이렇게 하얀 꽂을 피웁니다.
순이(감탄하며) ... 마치... 천국 가는 길 같습니다.
중철, 좋아하는 순이 보며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중철(망설이다) 누이, 집에 돌아가면 옆방으로 내 짐을 옮길까 하오.
순이(잠깐 멈칫하는)
중철(애절하지만, 단호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오.
저 높은 곳에 계시는 천주님을 더욱 사랑하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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