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았다. 志云이 다른 여자의 편을 들다니.
작게 싹텄던 질투심이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志云이의 마음을 얻은 거야?’
13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현민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 서우가 중얼거렸다.
“夏媛이는 오늘도 알반가?”
“인마. 남의 여친한테서 관심 꺼.”
“이상하지 않아? 할아버지가 필요한 거 다 사주실 텐데, 왜 알바 같은 걸 하는 거지?”
“놀고먹으면서 돈만 받을 순 없대.”
“왜 안 되지?”
“나도 모르겠다.”
“되게 멋있어서 재밌게 놀고 싶었는데.”
“내 여친한테서 신경 끄랬지?”
현민이 장난스럽게 서우의 머리를 북북 헝클어뜨렸다. 서우가 깔깔 웃으며 현민의 배에 얼굴을 묻었다.
“형아야.”
“왜, 인마.”
“형은 진짜로 夏媛이를 좋아하냐?”
“좋아하니까 사귀지.”
“그럼 영현이는?”
“…여기서 왜 영현이 얘기가 나오는 건지 모르겠는데.”
“아직도 영현이를 용서할 수 없는 거야?”
“용서하고 말고 할 것도 없어. 원래부터 그런 관계가 아니었으니까.”
“불쌍하잖아, 영현이. 형만 바라보는데.”
“그게…….”
현민의 눈이 싸늘하게 식었다.
“왜 불쌍할 일이지?”
“워워. 형 화나라고 한 말 아냐. 진정해. 형은 화내면 너무 무섭다구.”
“그럼 그 여자 이름 꺼내지 마.”
“칫.”
서우는 심술 난 고양이처럼 입술을 비쭉 내밀고는 보슬보슬한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겼다.
“형, 우리 이번 주말에 태국 가잖아.”
“응.”
“夏媛이는 알바 한다고 빠지겠지?”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