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윤서 아빠는 모처럼 늦잠을 좀 자려고 하는데 윤서 엄마가 깨
운다.
“오늘 같은 날은 애 데리고 박물관이라도 다녀와. 평일 내내 회사 일로 바빴
으면 주말에는 애랑 좀 놀아 줘야지.”
윤서 아빠는 잔소리를 더 듣느니 나가고 만다는 심정으로 찌뿌둥한 몸을 일
으켰다. 박물관에 가려고 윤서 아빠는 윤서(만 4세)와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에
오르자 윤서는 아빠의 손을 놓고 이쪽저쪽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다행히
지하철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이동하는 사람이나 타거나 내리는 사람
들이 윤서와 부딪힐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흘깃흘깃 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