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울었습니다.”
“허, 아무래도 여기에 정말로 귀신이 사는 모양이로구나. 울음소리를 들었는데, 정작 운 사람은 없다니.”
영이 라온의 눈 아래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짚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어이하여 네 눈은 이리도 퉁퉁 부 었을까? 이 또한 귀신의 장난이 려나?”
“그, 그런 거 아닙니다.”
라온이 소매로 눈을 비볐다.
그 모습이 괜한 고집을 부리는 아이 같아 보여 또 나름 귀여운 맛이 있었다.
자꾸만 잇새를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참으 며 영이 다시 물었다.
“왜냐? 왜 울었던 게냐?”
“안 울었다니까요.”
“그래, 그렇다고 치고. 그럼 대체 무슨 일 로 예서 밤바람을 맞고 서 있는 것이냐?”
“속상해서요.”
“무슨 일이 있었느냐?”
“오늘 내시부에서 치르는 강경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