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고 싶지 않아?”
“같이 가고 싶지.”
“그럼… 데리고 가자.”
“걔 고집은 못 꺾어. 걔도 화나면 무서울 것 같은 애거든.”
“방법이 하나 있어.”
“방법?”
현민이 관심을 보이며 책을 덮었다. 서우가 귀여운 얼굴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잠잘 때, 몰래 데리고 가는 거야.”
“호오.”
“흔들림 없는 차와 흔들림 없는 전용기를 준비하는 거지. 눈을 뜨니 태국. 이런 거 어때?”
“괜찮은데?”
“그치? 데리고 가자. 요새 도는 소문에 의하면 고생 많이 하고 지낸 것 같던데.”
“소문?”
“응. 못 들었어?”
“무슨 소문인데?”
“음하하하하. 내가 우위에 섰군. 내 앞에 엎드려 발등에 키스하면 알려주지.”
“殷夏媛이 새엄마 딸을 오지게 괴롭혔다고 하더라.”
의기양양해하는 서우의 뒤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서우는 팍 인상을 쓰며 志云을 노려봤다.
“姜志云! 넌 지금 그 한 마디로, 현민이 형이 내 발등에 키스를 할 기회를 놓친 거야!”
“도대체 형 발등에 키스를 하는 게 뭐가 좋다는 거지? 그렇게 현민이 형한테 키스 받고 싶냐?”
“……그건 그러네.”
“夏媛이가 새엄마 딸을 괴롭혔다니?”
“그러니까… 우리 반 여자애들이 말해준 건데. 夏媛이네 어머니가 돌아가셨대. 그리고 아버지가 재혼을 해서, 崔宥娜라고, 얘도 우리 학교 진학반인데. 아무튼 같은 나이인 언니가 생겼나 봐. 그런데 夏媛이가 걜 인정할 수 없다고 엄청 괴롭혔대.”
“흐응.”
“그리고 또 하나 사실을 알려줄까?”
志云의 팔짱을 끼고 있던 아림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그 사실이 알려진 건, 崔宥娜 입에서 나왔기 때문인데. 그 괴롭고 절망적이고 감추고 싶은 사실을, 崔宥娜라는 애는 하필이면 서민식당, 애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펑펑 울면서 얘기를 했다는 거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면서.”
“여기저기 퍼뜨려달라는 의미로군.”
“그렇지. 夏媛이가 진짜로 崔宥娜를 괴롭혔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夏媛이가 마음에 들어. 내 취향이거든.”
“뭐, 나도 夏媛이가 어떻게 살았든 관심 없어. 강아지 구해줄 때 모습이 엄청 멋있었으니까.”
“나도 상관은 없는데. 志云이 넌?”
志云이 인상을 찌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