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보니 핵심적인 인상을 전달할, 이른바 ‘야마컷’을 잡는 일이 최선이었다. 의 고풍스러운 한약방은 경강역 인근에 있는 실제 한약방이다. 지인의 아버지께서 젊은 시절 한약방을 운영하셨고 지금은 생활공간으로 쓰는 장소라 쓸 만한 소품도 많아 적극 섭외했다. 동굴은 이재성 미술감독이 알고 있던 실제 동굴이다. 촬영도 전부 혼자 해냈다. “그래서 잘 들여다보면 포커스가 엉망이다. 새로운 카메라를 쓰게 돼 헤매느라 처음 촬영한 실종자 가족 모임 장면은 포커스가 나가 있다. 우리끼린 ‘포커스가 살짝 나가야 맛’이라고 위안했지만. (웃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영화의 무드를 형성하는 흐릿하고 따뜻한 화면은 그 덕에 탄생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