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l 주현 (72세 어게인 로맨티스트)
"좋아하는 여자랑 연애하다 심장마비로 죽음 성공한 인생이지"
대졸. 전직 변호사. 경제적으로 부담 없다. 가정 일에 능숙하다. 희자, 정아와 동창. 매사 긍정적이고 유머 있고 남자답다. 젊어서는 일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여자도 많았다. 그런데 아내가 쓰러지면서 알았다. 일도 친구도 여자들도 모두 아내보다 우선일 순 없구나. 그래선 안됐었구나. 그는 뒤늦은 후회를 하며, 병상의 아내에게 최선을 다했다.
한날, 아내는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옮겨지고 그의 품 안에서 눈을 감았다. 그는 참 많이 엉엉 울었다. 지난날 못한 게 후회되지만 그는 후회가 소용없는 줄 알기에 하루라도 더 재밌게 살려한다. 그리고 문득, 아내가 성당을 가란 말이 생각나서 성당을 나간 지 서너 달 즈음, 거기서 코흘리개 첫사랑 희자을 만났다. 근데 이 여자 자길 못 알아본다. 내가 살이 쪄서 그러나? 못 알아본다.
그리고는 한날 희자가 저 보고 뭐하는 짓이냔다. 찝쩍대지 말란다. 여전히 톡톡거리네.
그는 그녀에게 그제야 ‘나, 성재야’ 한다. 희자가 그제야 저를 알아보고, ‘뭐야, 너 살이 디룩디룩… 그리고 성재면 뭐?’ 하고 돌아선다.
어찌됐든 희자 덕분에 정아와도 석균이형과도 다른 동문들과도 연락이 되어 그는 한껏 사는 게 더 재밌다. 그리고 정말 희자가 좋다. 둘은 그렇게 아웅다웅 새롭게 친구가 되었다.